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공개된 초대질량 블랙홀이 ‘포웨히’(Powehi)라는 하와이식 이름을 갖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AP통신 등은 미국 하와이대 힐로 캠퍼스 언어학과의 래리 키무라 교수가 블랙홀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호놀룰루 현지 신문 스타-어드버타이저의 11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포웨히는 ‘장식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 또는 ‘영원한 창조물의 치장된 어둠의 원천’이라는 의미다. 18세기 하와이에서 기도문 형태로 정리된 고대 천지창조 신화 쿠물리포(Kumulipo)에 등장하는 것으로, 쿠물리포는 하와이 왕가 혈통의 유래를 설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하와이 태생인 키무라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블랙홀에 하와이식 이름을 부여하는 특권을 갖게 된 것은 나와 포에서 유래된 하와이 혈통에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처럼 인류 최초로 관측된 블랙홀이 하와이 이름을 갖게 된 데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블랙홀 탐사 프로그램에 하와이에 설치된 2대의 망원경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하와이섬 마우나케아에 있는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관리소 부소장 제시카 뎀프시는 “키무라 교수가 포웨히 얘기를 했을 때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며 “포웨히는 우리가 키무라 교수에게 묘사해줬던 블랙홀에 관한 과학적 설명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고 기뻐했다. 뎀프시 부소장 역시 블랙홀 관측에 참여한 전 세계 과학자 200명 가운데 한 명이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