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남 공군기지, 민간공항으로 개방해야”

“김포공항, 소음문제 해결 전제로 확장하는 게 맞는 방향”

“황교안은 권력의 편에 선 사람, 나는 권력 비판한 사람”

지난 7일(현지시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로 평가받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남의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하고 수도권에 저가항공용 전용공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시장은 유럽과 중동 순방 중이던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순방에서 영국 루턴공항을 이용해봤는데 저가항공사가 이 공항을 사용하는데도 이용객이 많다”며 “항공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구 2,000만명이 넘는 수도권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2곳이 전부인데 저가항공용 전용공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군기지인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기와 국빈이 이용하는 곳이다. 일부 항공전문가들은 경기남부 주민들의 공항접근권을 높이기 위해 이 곳을 민간에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을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박 시장은 “서울공항에서 일 년에 전세기가 몇 편 뜨지 않는데 이 곳을 민수용으로 전환해 수도권 내 공항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광명 등 경기 남부권 시민들의 공항접근권도 개선되고 수도권 공항 신설의 재정부담과 입지선정 부담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은 관광객들에게 많은 매력을 갖춘 도시인데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하면 서울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산·경남 지역인 동남권은 인구 감소 추세인 반면 수도권으로는 인구가 몰리고 있으니 이런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또 김포공항의 확장에도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전국에 지방 공항이 들어서고 있지만 항공 수요가 가장 급격하게 늘고 있는 곳은 수도권이다”며 “김포공항 주변의 소음 피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전제로 국제선 증편 등을 위해 김포공항을 확장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며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는 같은 법조인 출신이지만 걸어온 길이 다른 인사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황 대표는 여권의 잠룡인 박 시장의 지지율을 훌쩍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박 시장은 “황 대표와 나는 법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서로 굉장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황 대표는 공안검사, 나는 인권변호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또 한 가지 공통점은 국가보안법(국보법)에 대한 책을 냈는데 황 대표의 경우 국보법의 효율적 적용, 나는 국보법의 인권침해 사례와 폐지를 주장했다”며 “황 대표는 늘 권력의 편에 선 분이고 나는 그 권력을 비판·저항하고 국민의 이익을 지킨 사람이다”고 부연했다.
/텔아비브=김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