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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기업회생 신청] 中 물량 공세에 결국 무릎…韓태양광 붕괴 신호탄인가

웨이퍼 가격 사상 최저치 추락

무보증 회사채 원금상환 어려울듯





국내에서 유일하게 잉곳과 웨이퍼를 만들고 있는 웅진에너지(103130)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웅진(016880)에너지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이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웅진그룹의 핵심 계열사 웅진에너지는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물량공세를 퍼붓는 중국 기업에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국내 대기업인 SK와 LG, OCI는 물론 독일의 솔라월드, 미국의 썬에디슨 등 유수의 글로벌 잉곳·웨이퍼 기업이 모두 사업을 접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013부터 2016년까지 매년 300억~8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7년 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지난해 영업손실 560억원, 당기순손실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도 매출액은 93억469만원으로 전년 동기 614억4,795만원 대비 84.8% 감소했고 영업익 손실은 111억4,957만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주된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중국 기업들이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잉곳·웨이퍼를 판매하는 이른바 ‘치킨게임’이 지목된다. 실제로 최근 웨이퍼 가격은 최저가를 갱신하고 있다. 2013년 1.22달러 수준이던 웨이퍼 가격은 2017년 웨이퍼 1장당 가격이 77센트까지 속절없이 떨어졌다. 현재는 40센트 수준으로 2017년의 절반으로 무너진 상태다. 반면 정부 지원금이라는 실탄을 쌓아둔 중국 태양광 업체는 이 분야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무보증 회사채 투자자는 사실상 원리금 상환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에너지 회사채에 투자한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가면 담보채권자가 기계장치나 건물·공장 등에 우선권을 갖고 있어 대부분 청산하고 남은 게 있어야 무보증 회사채 투자자가 가져갈 것”이라면서 “그러나 웅진에너지의 청산가치는 1,000억원에 불과해 회사채 투자자에 돌아갈 몫이 없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후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그 전에 법원의 결정으로 회사채 투자분 등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웅진에너지는 네 차례에 걸쳐 발행한 1,135억원의 무보증 회사채가 남아 있다. 웅진에너지 회사채 중 4회·5회차 전환사채(CB)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약 603억원의 원리금이 남아 있고 6회차는 산업은행 등 기관투자가가 변동금리부외화사채(FRN) 382억원, 7회차는 자산운용사 등 민간 기관이 150억원을 받기로 돼 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달 회사채 투자자 중 기관을 상대로 10% 상환과 3년 후 40% 이상 상환, 나머지 출자전환을 제안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은 원금의 10분의1만 갚아주겠다는 것이고 실제 대주주인 지주사 웅진의 지원이 없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한편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웅진그룹은 계열사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지난 1·4분기 웅진에너지의 기한이익상실 시 보유하고 있는 웅진에너지의 지분가치를 전액 감액해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지주사와 다른 계열사에 미칠 리스크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수민·임세원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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