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위가 격상됐다는 분석을 25일 내놨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의전을 주로 담당하던 김 제1부부장의 지위가 격상되면서 남북 및 북미 대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업무보고를 통해 “김 제1부부장의 지위가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 역할 조정이 있어서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전행사 때) 사진을 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며 김 제1부부장의 지위 상승의 근거를 설명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의 공항 영접 행사 때 김 제1부부장의 위치가 북측 당·정·군 요인 중 7번째에 위치해 있어 그의 지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보다도 앞에 서 있었다. 이 위원장은 김 제1부부장이 전담했던 김 위원장의 의전 업무는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제1부부장이 향후 대미 및 대남 협상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울경제신문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포스트 하노이 정국에서 의전뿐 아니라 인사와 관련 김 제1부부장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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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정원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역할 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은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경협 관련 방안과 함께 군사 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경제 관련 인사와 군 관련 인사가 배석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민생 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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