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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 대변' 腸 이식…마이크로바이옴 치료 뜬다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 도와

암·치매·肝질환 등 정복 기대

해외 SER-109 임상 순항 속

일동제약 등 토종기업도 도전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해 장 내 미생물 환경을 바꾸는 방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방식의 치료제가 암, 치매 등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옴은 미생물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서 체내미생물의 유전정보가 인체 면역체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이를 뒷받침할 대용량염기서열분석 등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임상요법으로 현실화됐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벤처인 지놈앤컴퍼니도 올해 말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면역항암제의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한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의 전임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쎌바이오텍 역시 연말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에 돌입한다.



또 다른 국내 기업 중에선 쎌바이오텍, 비피도, 고바이오 등 바이오벤처와 종근당바이오 일동제약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중 종근당바이오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285억원을 투자해 5년 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간 질환 치료제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19년 1억4,200만달러에서 2024년 93억8,750만달러로 연평균 131%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법 중에선 분변이식술(FMT)이 가장 자주 쓰였다. 분변이식술은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정제, 건조해 장내 미생물 용액으로 만든 뒤 내시경, 관장 등의 방법으로 환자의 장에 직접 도포한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됐지만 번거로운 시술 절차와 독성거대결장과 같은 부작용이 단점이다. 고바이오랩의 고광표 대표는 “분변 속 마이크로바이옴을 그대로 쓴다면 분변의 출처에 따라 치료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장내 미생물의 효능을 확인해 이를 재조합한다면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FMT의 대안으로 분변 속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제해 약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변 외에서 특정 질병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을 추출해 조합하는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

해외에선 대형제약사 세레즈 테라퓨틱스의 감염성 설사 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 ‘SER-109’가 이르면 연내에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SER-109는 배설물에서 추출한 포자를 살균, 정제한 4개의 알약을 먹으면 이 포자들이 장으로 건너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꾼다. 리바이오틱스의 장염 치료제 ‘RBX2660’, 에이오바이옴의 여드름 치료제 ‘B244’, 오셀의 요로감염증 치료제 ‘LACTIN-V’, 스웨덴 옥스테라의 원발성 과옥살산뇨증 치료제 ‘Oxabact’가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아직 상용연구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보건연구원(NIH)는 올해 1월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장내 미생물 변화가 신경퇴행성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오옴을 기반으로 한 치매 치료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관련 학계에서 형성되고 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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