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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감세도 재정확대도 오락가락...길 잃은 美 경제정책

<'경기 갈림길'에 선 美>

장단기 美 국채금리 재역전 이어

고용 증가폭 감소 침체 징후에도

트럼프는 실정 비난 의식 감세 번복

급증하는 재정적자에 운신폭도 좁아

연일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만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핵심지표인 2년·10년물 미 국채금리 역전현상이 일주일 만에 다시 나타나며 미 경기의 향방에 대한 논란이 한층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후폭풍에 글로벌 경기둔화가 겹치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 2.0((Tax Cut 2.0)’을 검토하고 있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경제실정을 자인할 수 없는 트럼프 정부는 고민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섣불리 감세나 재정확대에 나설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만 이어가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위원들의 경기판단이 저마다 달라 정책 결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연준이 지난달 금리 인하가 연속적인 것이 아닌 중간 사이클(mid-cycle) 조정이었다는 내용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7월 회의록을 공개한 직후 2년과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58% 수준에서 비슷해졌다가 일주일 만에 또다시 역전됐다. 다만 장단기 역전 현상은 일시적이었다. 이후 2년물은 1.569%, 10년물은 1.587%로 장기금리가 더 높아졌다. CNBC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채권시장에 작지만 큰 움직임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회의록에서는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당시 위원 2명이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하며 뚜렷한 인식차를 나타냈다. 이들의 경기낙관론은 미 경제의 3분의2를 떠받치는 소비가 예상외로 탄탄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늘어난데다 대표 유통업체인 타깃의 2·4분기 수익이 전년동기 대비 17% 급증하는 등 소비지표는 국채금리의 예고와 상반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손성원 미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2년과 10년물의 금리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측하려면 이 같은 움직임이 10일 연속 나타나야 한다”며 섣부른 경기침체론을 경계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를 암시하는 징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일자리 증가폭을 기존 전망보다 50만1,000개(0.3%)나 줄였다. 하향 수정치로는 10년래 최대폭이다. JP모건체이스는 “당초 예상했던 월평균 21만개가 아닌 17만개의 일자리 증가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둔화 우려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2·4분기 자사주 매입실적은 전 분기 대비 22% 이상 급감했다. 불안해진 기업들이 현금보유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감세가 필요하지 않다.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며 급여소득세와 자본소득세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인사들은 감세 얘기가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고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대신 (금리를 크게 내리지 않는) 연준을 비난하고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간 협정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조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퍼팅을 못하는 골퍼와 같다”면서 “연준은 정신을 차리라”고 금리 대폭 인하에 나서지 않는 연준을 비난했다. 하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자칫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경우 경기침체가 본격화했을 때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이 딜레마다.

여기에 급증하는 재정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날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9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9,600억달러를 기록한 뒤 2020회계연도에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금까지의 감세와 지출확대로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경기침체 때 부양책을 쓰는 데 제약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경기불황이 찾아오면 실업보험 지급이 늘어나고 세수가 줄어들어 재정적자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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