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부 반도체 공정에 일본산 불화수소 대체품을 투입했으며 민감도가 낮은 공정부터 점진적으로 대체품 투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 일부를 대체하기 위한 테스트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양산에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부터 일본산 불화수소를 대체하기 위한 국내외 제품의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필수 소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식각·세정에 사용되며 5월 말 기준으로 일본산 의존도가 43.9%에 달했었다.
국내외 불화수소를 테스트 중인 SK하이닉스는 아직 대체품을 양산에 투입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의 수출규제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국내 업체들은 국산화 등 대체품 투입과 공급선 다변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보다 순도가 낮은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산화 속도가 더 빠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액정표시장치(LCD)뿐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생산 공정에서 일본 제품을 대체한 국산 불화수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조만간 국산 불화수소의 대체 테스트를 마무리한다.
업계에서는 국산 불화수소가 올 연말쯤이면 반도체 공정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가 국산 시제품의 성분을 분석하고 있고 시운전에 들어가는 데 2~3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벨기에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일본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에서 배제하면서 수입에 제한이 따를 수 있는 실리콘웨이퍼나 섀도마스크(FMM), 블랭크마스크, 포토마스크 등도 국산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김수진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출규제 품목 7개 가운데 포토레지스트를 제외한 6개 품목을 국산화하면 연간 수입금액 11억달러 정도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일본산 소재의 대체품 투입에 연이어 성공할 경우 오히려 일본 소재 업체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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