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 주가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됐다는 소식에 강력한 지지선인 30만원이 무너졌다. 2년여 만이다. 최근 실적 우려와 두 번에 걸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2,000원(-0.66%) 내린 29만9,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29만7,5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화학이 3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3·4분기 실적 개선세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본다. 당초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던 3·4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급감한 2,9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6거래일 동안 주가는 8.96% 하락했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2조원 넘게 줄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세가 둔화된 이유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수율 문제를 꼽는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럽 공장의 수율 개선이 늦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하고 매출 성장도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럽 공장은 급격하게 생산설비를 늘리는 과정에서 숙련인력 부족 등이 이슈가 되고 있으며 목표 수율에 도달하는 시점은 당초 기대했던 올 3·4분기 말이 아닌 오는 2020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주가 급락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4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했던 자동차 전지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주가 급락으로 해당 악재는 대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 또한 “부정적 모멘텀은 9~10월 정도에 정점을 지나고 4·4분기 중후반으로 갈수록 추가 수주 등 모멘텀 회복이 기대된다”고 봤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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