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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 일으키자"… '적장' 태우는 현대차

9개월째 내리막 타자 특단조치

현지 마케팅통 '타룬 가그' 영입

'고객 친화 전략' 카드로 반전노려

AS 부품 수급도 높여 수요 대응





현대자동차가 9개월째 뒷걸음을 치고 있는 인도시장에서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고객 친화 전략’ 카드를 빼 들었다.

인도 시장 선두 업체인 일본계 자동차 회사의 마케팅 수장을 영입하고 고객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AS부품 물류센터를 증축하기로 한 것이다. 비록 경쟁업체의 수장이지만 성공적인 현지 판매 실적을 거둔 ‘적장’을 영입해 판매전략을 새로 세우고 기존 고객은 물론 새로운 고객들이 AS에 대해 우려하지 않도록 애프터세일 네트워크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인도법인은 타룬 가그(사진) 전 마루티스즈키 마케팅 수석부사장을 영업·마케팅 임원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적극적인 영입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세 조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룬 가그 前 마루티 스즈키 마케팅 수석부사장


가그 전 수석부사장은 지난 1994년 마루티스즈키에 입사해 약 25년 동안 영업·판매기획·물류·중고차 사업·마케팅 부문을 두루 거쳤다. 그는 마루티스즈키가 인도 시장 점유율 선두 업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6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마루티스즈키는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자회사로 인도 시장 점유율이 49.8%에 달하는 1위 회사다. 현대차 점유율은 17.3%로 마루티스즈키와 차이가 큰 2위다. 현대차가 가그 전 수석부사장 영입에 성공한다면 굴욕을 안겨줬던 ‘적장’을 영입해 아군의 ‘수장’으로 세우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자존심을 접고 최대 경쟁사의 마케팅 수장을 영입하는 것은 그만큼 인도 시장에서의 반전이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현지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인 만큼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AS 부품 수급도 보다 원활히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012330)는 기존에 있던 1만평 규모의 첸나이 지역 부품물류센터 옆 유휴부지에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최근 AS부품 물류센터 증축 작업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내 판매량 급감에 대한 돌파구로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인도의 경기둔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됐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며 “장기적으로 인도의 자동차 시장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AS 용품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인도 시장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설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인도 시장을 제패해야 아세안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점유율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공략은 성공적이다. 폭스바겐·GM 등 글로벌 상위 자동차 브랜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를 현대차그룹이 맞서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다. 마루티스즈키를 비롯해 혼다·도요타 등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가 현재 인도 시장의 60.4%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올해 인도에 진출한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 0.6%를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18.0%로 일본의 3분의1 수준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인도공장의 생산성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첸나이 공장은 1일 3교대, 정규직 외 연수훈련생의 공정 투입, 시황에 따른 유연한 생산모델 변경, 파업 전 2주 조정기간 등 노동 유연성이 높다. 이 덕분에 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시간이 17시간으로 울산공장 등 한국 26.8시간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인도공장의 경쟁력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다가서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인도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하려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관세 조항들을 선제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인도자동차산업협회와의 협력강화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일·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한·인도 CEPA보다 2년 늦게 체결됐는데도 자동차 부품 수입 관세 측면에서 한국 기업이 불리하기 때문에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며 인도자동차협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서종갑·박시진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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