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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관광특수 누리지만 가난해진 日 '저물가의 역설'

디즈니랜드 입장권값 美의 절반

다이소제품, 중국보다 싸게 팔려

저성장→임금상승 둔화 악순환





일본이 엔저(엔화가치 하락) 덕에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임금 상승 둔화에 따른 빈곤화가 내포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일본 도쿄, 미국 캘리포니아,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홍콩 등 5개 도시의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엔화로 환산했을 때(10월31일 기준) 도쿄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도쿄 디즈니랜드 입장권은 7,500엔(약 8만2,400원)으로 미국 캘리포니아(1만3,934엔)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에서도 ‘1,000원 숍’으로 잘 알려진 다이소의 동일 제품을 비교했을 때도 일본 매장 제품이 싸게 팔리고 있다. 일본에서 100엔짜리 제품이 태국 방콕 매장에서는 엔화 환산 시 가격이 214엔으로 두 배를 넘었다. 다이소 제품이 주로 생산되는 중국에서조차 일본보다 비싼 153엔에 팔리고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위 부자 나라인 일본에서 이처럼 상품·서비스가 싸게 형성된 주요 이유로 엔저가 꼽혔다. 이를테면 ‘빅맥지수(맥도날드 빅맥 햄버거 가격을 기준으로 각국의 물가 수준을 비교)’로 살펴본 환율에 비해 실제 환율에서 엔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올해 7월 발표된 ‘빅맥지수’에 따르면 빅맥이 일본에서 390엔, 미국에서 5달러74센트에 팔려 1달러당 67.94엔의 환율이 나오는데 실제 환율은 1달러당 110엔 정도로 엔화가 약 30% 저렴한 상태라는 계산이 나온다.

엔저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흥정책)가 지난 2013년 본격화된 뒤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2012년 달러당 80엔선을 오가던 환율은 2015년 125엔선으로 치솟았다. 엔저로 관광특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해외 관광객의 소비액은 4조5,189억엔으로 2013년 대비 세 배 급증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물가 현상을 엔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임금 상승 둔화로 가난해진 일본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저성장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로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꺼리면서 근로자의 소비의욕 저하, 저물가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1997년 실질임금을 100으로 하면 2018년 일본의 실질임금은 90.1로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저물가는 점점 가난해지는 일본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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