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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와 달리.. 파운드리 1위 쉽지 않네"

4분기 글로벌 1위 TSMC와의 점유율 격차 벌어져

최신 기술 선보이며 고객사 확보중이지만 TSMC 벽 두터워

日 수출규제, 국정농단 재판 등도 발목

삼성전자(005930)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 등극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 공정 향상을 위해 ‘HKMG(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핀펫(FinFET)→GAA(Gate-All-Around)→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등의 첨단 기술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지만 글로벌 1위 TSMC와의 격차가 되레 벌어지는 탓이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과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을 등에 업은데다 기술력까지 꾸준히 고도화 하며 1위자리를 공고히 할 기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분야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지만 TSMC의 두터운 벽을 실감하는 상황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8%로 올 1·4분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파운드리 점유율 20%를 넘을 것이란 시장의 낙관적 관측은 물건너 간 셈이다. 반면 TSMC의 4·4분기 점유율은 52.7%로 1·4분기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TSMC가 퀄컴, 엔비디아, AMD의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는데다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부분 물량을 TSMC에 맡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보급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외에 IBM의 메인프레임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생산하며 고객사를 늘리고 있지만 수십년간 협력해온 TSMC와 주요 팹리스 업체 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공개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를 찾기 힘들다. 특히 초미세 공정 제품을 위탁할 애플, 퀄컴 등 거대 기업들과의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 사이 TSMC는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JK 왕 TSMC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열린 공급망관리포럼에서 “내년 상반기에 5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칩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며 3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은 2022년께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TSMC가 2024년에는 2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왕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앞서 도입한 EUV 공정과 관련해서는 “TSMC는 EUV 공정을 통해 반도체 칩을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대만 신주시에 3나노 연구를 위한 센터 건립에 나섰으며 2021년부터 가동에 나선다.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와 같은 140억~1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설비투자액을 100억~110억달러로 제시했지만 3·4분기 실적 발표 때 투자액을 최대 50%가량 늘린 후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TSMC는 올 들어 출하된 ASML의 EUV 노광장비를 싹쓸이하는 등 기술 고도화로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ASML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 3·4분기 매출에서 대만 업체의 기여도는 54%에 달하며 이 중 1대당 1,500억~2,000억원 수준인 EUV 장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의 이 같은 투자 확대 덕분에 대만의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올 3·4분기 3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22억달러로 전년 대비 36%가량 줄었다는 점에서 TSMC의 공격적 투자가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중국 난징에 위치한 12인치 웨이퍼 월 1만장 규모의 16나노 기반 반도체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 1만5,000개 생산이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등 중저가 반도체 라인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 추격이 쉽지 않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적신호가 들어온 EUV용 포토레지스트 수급은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종합반도체 기업이자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움직임과 강화되고 있는 중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업 구조도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이 원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최대한 빠르게 공급하며 확립한 성공 법칙은 파운드리 시장에서만큼은 적용되지 않는 모습이다. 국정농단 재판과 관련한 경영 불확실성으로 임원 인사 또한 기약없이 미뤄지는 등 조직을 추스리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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