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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9]'두유 노 펭수?' 올해를 빛낸 가상 캐릭터들





올 한 해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
■펭수


2019년 2030에게 가장 사랑 받은 캐릭터는 단연 펭수다. 펭수는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진행한 ‘올해의 인물’ 투표에서 BTS를 제치고 방송연예 분야 1위를 차지했다. 교육방송 EBS에서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만든 동태눈(?)의 봉제인형에 ‘어른이’들이 더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펭수는 키 210cm의 자이언트 펭귄으로,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는 설정의 캐릭터다.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내 한 코너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는 146만 명에 이른다./펭수 공식 인스타그램


펭수의 진가는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 올라온 ‘EBS 육상대회(E육대)’ 에피소드에서 처음 드러났다. E육대에는 역대 EBS 캐릭터 뚝딱이·번개맨·뿡뿡이 등이 한 자리에 등장해 ‘딩동댕 유치원’을 보고 자란 2030의 향수를 자극했다. 게다가 뚝딱이를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는 꼰대로, 번개맨을 번개에 미쳐버린 컨셉충으로 묘사하며 어른이들의 바뀐 취향까지 저격했다. 이 과정에서 펭수는 뚝딱이에게 “잔소리하지 말라”고 응수하는 등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면모를 보이며 2030으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2m에 달하는 거대한 몸과 이에 어울리지 않는 열 살이라는 나이는 보통 사회라면 조롱의 대상이 됐을 특징”이라며 “그럼에도 펭수는 스스로를 이상형이라 밝힐 만큼 자신을 사랑한다. 완벽해져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눌린 현대인들이 펭수의 이런 매력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엘사

‘어른이’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가 펭수라면, 올해 어린이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는 엘사다. 23일 기준 ‘겨울왕국2’의 관객 수는 1,273만 명으로, ‘겨울왕국’의 관객 수 1,029만 명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겨울왕국2 공식 포스터


‘인 투 디 언노운(In to the unknown)’의 가사처럼 두려움에 맞서 ‘숨겨진 세상’을 향해 도전해 나가는 엘사의 모습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6년 전 ‘겨울왕국’을 보고 자라난 청소년들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5살 딸을 키우는 정 씨는 “어린이집에 가면 아이들끼리 종일 겨울왕국의 노래를 부르면서 역할극을 한다더라”고 말했다. .

주말 더빙판 상영관은 ‘엘사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들로 가득하다./출처=인스타 연재 웹툰 ‘집 나온 집순이’ 캡처


1편과 달라진 2편의 엘사 드레스는 또 한번 부모의 지갑을 털었다. 한 의류 브랜드가 출시한 ‘엘사풍’ 드레스는 5일 만에 1만 벌 넘게 팔리며 엘사 코스튬의 인기를 입증했고, 겨울왕국 캐릭터는 2019년 겨울 문구·완구 시장을 점령했다.

기존 캐릭터의 역주행 신화
■곽철용

지난 9월 최고의 유행어는 “묻고 더블로 가!”였다. 무려 13년 전 영화인 ‘타짜1’에 등장하는 곽철용(김응수)의 대사다. 타짜3에 대한 실망과 옛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뉴트로 열풍이 맞물리면서 곽철용은 ‘강제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 타짜1 스틸컷


곽철용은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폭 두목으로, 극 중간에 자동차 전복사고로 목숨을 잃는 인물이다. 조승우ㆍ유해진ㆍ김혜수 등 쟁쟁한 배우들이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친 탓에 개봉 당시엔 그다지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내 순정을 짓밟으면 그땐 나도 깡패가 되는 거야”,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등 남성성을 단순화·희화화한 대사들은 2019년에 이르러 2030의 탈권위 감성에 새삼스레 맞아떨어졌다.

/버거킹 광고 캡처


대사가 직관적이고 패러디하기 쉽다는 점도 파급력에 도움이 됐다. 네티즌이 ‘더블’이란 단어에 착안해 수많은 패러디 광고를 양산해내자 버거킹은 김응수를 실제로 광고 모델로 캐스팅했다. 지난달 14일 공개된 버거킹 광고는 유튜브 내에서만 조회 수 709만을 돌파했다. 한편 배우 김응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기 요인에 대해 “‘재미’ 때문 아니겠냐. 시끄럽고 어려운 정치ㆍ경제 상황에서 웃고 싶었던 사람이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빛천사

26억. 투니버스를 보며 자란 어린이에서 출근버스에 오르는 어른이 된 이들이 15년 전 방영한 애니메이션의 OST 앨범 발매를 위해 한 달 만에 모은 금액이다.

달빛천사는 2004년 4월부터 4개월 간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한 로맨스 판타지 만화다. 이용신 성우가 주인공을 맡았으며, 기존 관례와 달리 주제곡, 삽입곡까지 직접 불렀다./투니버스 홈페이지


시작은 지난 5월 이화여대 축제였다. 마지막 순서로 축제 무대에 오른 이용신 성우가 달빛천사 삽입곡 ‘뉴퓨처’와 ‘내 마음을 담아’ 등을 불렀고,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음원 발매를 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치자 이용신 성우는 9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달빛천사 15주년 기념 국내 정식 OST 발매’를 위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초 3,300만원을 목표로 했던 프로젝트는 하루만에 4억 원을 돌파했으며, 한 달 뒤 원래 목표액의 7,989%인 26억원을 달성하며 마감했다. 국내에서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 중 최대 규모다.

/텀블벅 사이트 캡처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산업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10~20대를 겨냥하면서 1990년대생은 이제 더 이상 대중문화산업의 주요 소비자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 생선에 나선 중소기획사와 1990년대생들의 니즈가 만나 대박을 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사랑받은 올해 개봉 영화 캐릭터
■조커




초록색 머리카락, 하얗게 분칠한 얼굴,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입가 분장. 배트맨의 숙적인 ‘고담시티’의 악당. 조커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조커’ 속 조커와도 일맥상통한다. 기존의 조커가 절대 악이었다면, 영화 ‘조커’를 통해 재탄생한 조커는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간적인 존재다.

/영화 조커 스틸컷


영화 ‘조커’는 조커의 탄생기를 담았다. 1980년대 초, 빈부격차가 극에 달한 고담시에서 가난과 정신질환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언을 꿈꾸는 광대 아서 플렉이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며 서서히 악당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영화의 골자다.

‘조커’는 R등급 영화로서는 10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 흥행 수입을 기록한 첫 영화가 됐다. 한국에서도 5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조커’가 인기를 끈 배경에는 ‘헬조선’, ‘흙수저’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꼽힌다. 극단적 선택을 자행하는 조커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는 분석이다.

■아이언맨

조커가 기존의 조커와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아이언맨은 어벤저스 팬들과 10년간 꾸준히 쌓아온 애정을 뒤로하고 ‘퇴장’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어벤저스:엔드게임 포스터


지난 4월 개봉한 마블 ‘어벤저스:엔드게임’에서는 마블 세계관 속 악당 타노스와 아이언맨·캡틴아메리카·헐크 등으로 구성된 어벤져스 군단의 마지막 전투를 다뤘다. 영화 말미에서 아이언맨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면서, 10년에 걸쳐 진행된 어벤저스 시리즈의 대단원은 막을 내렸다.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이언맨은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2018년 4월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플랫폼라인과 모닝컨설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아이언맨이 어벤저스 인기 캐릭터 1위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이 1위를 차지하고, 아이언맨은 4위에 그친 미국과 상당히 다른 결과다. 아이언맨을 연기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한국을 특별히 좋아하는 대표 헐리우드 배우 중 하나다. 지난 4월 ‘어벤저스:엔드게임’ 홍보 내한 당시 오랜 기간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잘 커줘서 고맙다. 팬들 잘 커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겼다.

위트 있는 짤방·마케팅으로 인기 끈 기업 캐릭터
■처돌이

‘처돌이’는 멜빵바지를 입은 닭 캐릭터로 처갓집양념치킨의 마스코트다. 처갓집양념치킨 로고 좌측에도 그려져 있다. 처돌이’가 처음 인형으로 제작된 건 2016년이지만 당시엔 빛을 못 봤다. 오히려 “이런 못생긴 애를 누가 좋아하겠냐”며 점주들의 빈축을 샀다.

/처갓집양념치킨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지난 5월, 어린이날 프로모션 증정품으로 제작된 처돌이 인형은 업체 예상보다 10배 빠르게 소진되며 하루 만에 품절 사태를 빚었다. 2년 전만 해도 ‘남아돌았던’ 처돌이 인형이 ‘급’ 인기를 끈 건 한 블로거의 글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소비되면서다.

/블로거 ‘최만두’ 게시글 캡처


“처갓집의 마스코트, 처돌이! 처갓집 치킨의 맛은 처돌았지만 처돌이는 처돌지 않았다고 해요”라는 후기는 각종 SNS에서 유머 게시글로 퍼졌다. 처돌이가 ‘쳐 돌았다’, ‘미쳤다’는 뜻의 언어유희로 새롭게 떠오르며 브랜드 호감도까지 상승했다. 이후 ‘무엇에 푹 빠진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통하며 인형만 따로 구하려는 이들도 생겼다.

업체 관계자는 “본처갓집양념치킨이 ‘촌스러운 컨셉’의 새로운 가게인 줄 아는 10대 20대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컨셉은 30년째 그대로 촌스러웠다”며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건 최근 뉴트로 트렌드의 영향도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뽀송이

/크린토피아 공식 트위터 계정


크린토피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들은 대부분 세탁이나 빨래와는 거리가 멀다. 크린토피아의 캐릭터 ‘뽀송이’가 광고 모델 차은우를 밑도 끝도 없이 ‘덕질’하는 게시물이 대다수다. 심지어는 세탁업과 전혀 관계없는 차은우 볼펜 굿즈를 생산하고 이를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크린토피아의 황당한 행보에 열광한다. 뽀송이가 자신이 직접 의견을 내 제작된 ‘차은우 옷걸이’를 들고 행복해하는 사진은 1.7만 건 리트윗됐다.

/크린토피아 공식 트위터 계정


/크린토피아 공식 트위터 계정


소비자와 캐릭터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팬(소비자)과 스타(캐릭터)의 구도다. 그러나 뽀송이는 덕질의 대상이 되기보다 다른 존재를 덕질하는 모습을 적극 어필하며 기존 구도를 파괴했다. 한 문화평론가는 뽀송이의 인기에 대해 “소비자들은 누군가를 선망하는 뽀송이의 솔직한 모습에선 동질감을, 소비자-캐릭터 간 전통적 관계가 깨지는 지점에선 신선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린토피아는 뽀송이가 인기를 끌자 뽀송이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담은 웹툰 ‘뽀송이툰’을 출시하고, 뽀송이의 닮은 꼴로 유명한 레퍼 넉살과 뽀송이의 콜라보 광고를 진행하는 등 뽀송이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정민수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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