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트럭을 이용한 폭탄테러로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현지 국제기구 관계자와 하원의원을 인용해 모가디슈 외곽 사거리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9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약 600명이 사망한 지난 2017년 10월 테러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많은 사상자다. 소말리아 정부는 최소 79명이 죽고 149명이 다쳤다고 밝혔지만 비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는 100명에 육박한다. AFP통신은 사망자 가운데 16명이 등교하던 바나디르대학교 소속 학생이며 어린이 여러 명과 터키인 2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지면서 인근의 미니버스까지 덮친 결과다.
소말리아 정부는 시신 수습과 부상자 수송·치료를 전담하는 비상위원회를 구성했다. 자국민 사망을 확인한 터키 정부도 소말리아로 군용기 1대를 보내 구급의료 지원에 나섰다.
이날 테러는 출근·등교시간인 오전8시께 발생한데다 사람이 붐비는 사거리에서 자행돼 인명피해가 컸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토요일이 휴무일이 아니어서 당시 학생 약 30명과 직장인들이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 사거리는 검문소와 통행료를 징수하는 국세청사무소가 있어 평소에도 교통정체가 자주 발생하던 곳이었다. 테러범은 인명피해를 키우기 위해 사람과 차가 많고 통행이 느린 이곳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아직 테러 배후세력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말리아 정부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인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마하메드 압둘라히 마하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알샤바브를 향해 “소중한 우리나라의 회복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정부와 소말리아인들이 하나로 뭉쳐 테러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AFP에 따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20명 이상의 테러는 모두 13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11건이 모가디슈에서 벌어졌다. 이들 테러 대부분이 알샤바브의 소행이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이 조직은 이슬람국가(IS)와 달리 배후로 자처하는 일이 드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테러를 규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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