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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규제 강화에 웃는 화학업계

유색 페트병·접착제사용 금지로

페트병 활용한 섬유생산 쉬워져

지속가능패션 관심 커져 수요도↑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성장 기대

휴비스의 재활용 원사 ‘에코에버’로 만든 2010년 남아공월드컵 국가대표 유니폼. /연합뉴스




환경부가 지난달 25일부터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면서 화학업계가 오랜만에 웃음 짓고 있다. 재활용 관련 규제가 강화되며 페트병을 재활용한 고부가가치 섬유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재활용 섬유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는 등 생산 단계에서부터 고부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페트병을 만드는 원료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는 의류에 들어가는 폴리에스터 섬유에도 쓰인다. 0.5리터 페트병 50여개를 녹여 원사를 뽑으면 곱슬곱슬한 털 모양의 ‘플리스’ 제품 한 장이 만들어진다. 화학업계는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에 오랫동안 주목했으나 페트병의 재활용률이 떨어져 골머리를 앓아왔다. 유색 페트병으로는 해당 색깔의 원사만 생산할 수 있어 투명한 병을 골라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유색 페트병은 국내 물·음료 페트병 출고량의 13%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섬유 생산의 또 다른 걸림돌은 페트병에 라벨 등을 부착하는 데 쓰이는 접착제다. 화학업체는 버려진 페트병을 씻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점도를 높여 섬유의 원료가 되는 재활용 ‘칩’을 생산한다. 이때 본드나 잉크 등이 묻어 있지 않아야 순도 높은 칩을 만들 수 있다. 국내에는 이런 페트병이 부족해 업체들은 일본·대만 등 해외에서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을 수입해야 했다. 이에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서 일반접착제를 사용한 라벨도 금지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압착 방식 등을 사용해 라벨을 깨끗이 벗길 수 있는 페트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활용 원사 생산이 늘어날 경우 다양한 친환경 효과가 발생한다. 버려진 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하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량이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할 때 필요한 석유자원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도 환경보호에 도움을 준다. 코오롱미래기술원은 이를 더욱 강화해 기존 열처리를 통한 기계적 공법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33%,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8% 이상 줄일 수 있는 화학적 공법을 개발 중이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는 올해 해당 공법을 활용한 파일럿 설비에 투자하고 2023년 양산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재활용 의류 수요가 높아지는 점도 호재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 시장 키워드로 ‘명분(REASON)’을 제안하고 “소비자들은 필요한 상품이라도 각자의 신념에 맞지 않으면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디다스·갭·H&M·타겟·팀버랜드 등 59개 글로벌 패션의류 기업은 올해까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비중을 최소 2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업체의 재활용 섬유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휴비스(079980)의 ‘에코에버’, 효성(004800)티앤씨의 ‘리젠’, 태광산업의 ‘에이스포라 에코엔와이’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매년 7.4%씩 성장해 2025년에는 108억달러(약 12조6,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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