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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우리도 힘들지만 협력사 먼저 도와야" 결단

위아·모비스 공급사 포함 350곳

中 현지공장 방역 등에도 총력

시스템 완비 후 조기 가동 위해

산둥성 정부에 요청공문 보내기도





현대자동차그룹이 6일 1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협력업체에 공급하기로 한 것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힘들 때 일수록 부품협력업체들을 도와야 한다”며 직접 협력사들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다. 완성차 공장의 가동중단으로 연쇄적으로 경영난에 처한 협력업체들의 자금위기를 막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맏형’으로서 부품 생태계를 건강히 유지하기 위한 판단인 것이다. 이번 지원 방안에는 협력업체들의 중국 현지 공장 방역 시스템도 지원해 끊어진 공급망을 하루빨리 되살린다는 내용도 담긴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맞서기 위해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상생’에 나섰다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지원하는 1조원은 모두 유동성 조기 공급이다. 경영자금 무이자 지원 3,080억원, 납품대금 5,870억원 조기결제,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조기결제를 통해 신종 코로나로 인한 단기 자금 경색에 노출된 중소 부품사에 피를 돌게 하자는 취지다. 최근 자동차 부품업계는 금융권이 요주의 업종으로 분류하고 대출을 깐깐하게 집행하면서 경영·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발(發) 공급선 단절로 엎친 데 덮친 격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원은 ‘중국 현지 공장 폐쇄→현대·기아차 공장 가동 중단 및 감산→부품업체 공급 중단 및 일감 축소→부품 업체 자금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급한 불’을 일단 끌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원범위도 현대·기아차의 협력사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의 공급사를 포함한 350여 곳으로 넓혔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차, 3차로 이어지는 중소·영세협력사에까지 자금이 수혈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모듈, 시트 등을 만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에게도 2·3차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지급을 유도해 자금 지원 확산 효과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중국 현지 부품 생태계 조기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로의 공급이 중단된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생산 공정을 하루빨리 재가동해야 현대·기아차와 협력사 공장이 다시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들은 현지 생산공장의 방역 시스템을 보강해 신종코로나가 확산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1차적으로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장을 조기 가동해 부품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부품사들과 함께 작업장 내 소독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설치, 체온기 및 세정장치 비치 등 직원 복귀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한국 정부와 협력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거점인 산둥성 정부에 공장 가동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 아래 조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는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는 “방역 강화 조치를 통해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중국(HMGC) 임원들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해 생산 재개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들과 중국 외 지역으로의 공급선 다변화를 함께 추진한다.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선을 중국에 집중시켰다가 이번 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한 만큼 국내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부품 조달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 중국 생산이 재개됐을 때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물류망도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상황이지만, 협력사와 함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긴급 자금 지원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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