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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시대]온라인 개학하는 세상인데...'정보 소외' 노인세대 돕는 10대 자원봉사 활성화를

디지털 문맹과 마주한 고령자들

지진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진선 수석연구원




코로나 여파로 자녀들의 늦어진 학교 개학이 온라인 개학이라 여러 모로 당황스러운 요즘이다. 맞벌이하는 옆자리 동료는 평소 어린 자녀를 돌봐주고 있는 어머니가 아이들의 온라인 학습 관리를 잘해 주실지 걱정이다. 학습 중에 컴퓨터 볼륨이라도 안들리면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해결해주실 수 있을지 젊은 학부모는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컴퓨터로 고민이 가장 큰 사람은 정작 60대 어머니일 것이다. 어머니와 같은 60~70대 고령자에게 요즘 세상이란 디지털 가상 세계로 충격을 주었던 영화 ‘매트릭스’처럼 보일지 모른다. 2020년의 현재는 매트릭스처럼 온통 디지털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아날로그 방식이란 중장년 이상 세대의 기억과 박물관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치해놓은 식당 앞 키오스크 앞에서 이용방법에 대해 친목모임 할머니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명절연휴 때 KTX안에는 온라인으로 좌석을 선점한 젊은 사람들 틈에서 창구에서 겨우 확보한 입석 티겟의 노인들이 아픈 다리를 주무른다.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를 잘 활용하지 못해 고충을 겪고 있는 고령자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더욱 부각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자택에서의 은둔은 생활은 젊은 사람들에겐 답답할 뿐 불편하지는 않았다. 젊은 사람들은 각종 앱과 온라인 서비스로 세상과 여전히 소통했지만 당장 생활용품이 떨어지고 마스크가 필요한 노부부는 발을 동동 굴렀다는 뉴스 보도를 많이 접했다.



금융 혜택도 몰라서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금융상품과 서비스는 모바일을 통해서 이용할 경우 각종 혜택이 더 많다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상식이다. 보험연구원의 2018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바일을 통한 금융상품 구매 경험이 다른 세대에서는 20~30% 전후를 보이지만 50대는 6.3%, 60대 이상은 1.8%로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주변에 보이는 고령자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만큼 한국은 전 세대를 통한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이용률은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의 고령자들이 처한 상황은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좋지만 활용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디지털 환경을 익히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기관과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싱가폴처럼 정부와 비영리 단체의 주도하에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여기에 10대들의 자원봉사를 적극 활성화해보는 것을 제안해본다. 10대들은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한다. 각 지역기관을 거점으로 학교와 제휴하여 고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돕는 자원봉사를 활성화한다면 고령자들도 지역 거점이라 접근하기 쉽고 10대들에겐 리더십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디지털 원주민과 아날로그 토착민의 세대 간 소통과 포용력 향상은 덤일 것이다.

노인세대는 젊은 세대에 비해 사회적 소외계층이다. 약자의 위치에 있지만 양적 증가로 인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 세대이기도 하다. 즉, 노인세대의 경쟁력이 고령화 사회를 맞은 그 국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디지털 디바이드가 의도한 차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팽창하고 있는 노인세대들을 인지하면서도 그대로 디지털 문맹으로 두고 여전히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는 의도한 차별이 되는 것이고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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