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발생한 스웨덴 총리 암살사건의 범인이 드디어 밝혀졌다. 귀가하던 총리가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살해당했음에도 수십 년이 지나도록 범인을 찾지 못한 이 사건은 스웨덴의 대표 미제 사건이자 스웨덴 경찰의 치부로 여겨져왔다.
총 쏜 뒤 도주한 범인…1만명 조사했지만 |
사건이 진전을 보인 적도 있었다. 지난 1989년 리스베스 여사가 마약 중독자를 범인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리스베스 여사의 증언을 받아들인 법원은 그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렸지만, 이후 경찰이 어떤 물리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석방됐고 결국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스톡홀름 시내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것도 모자라 수십 년 동안 범인도 찾지 못하면서 스웨덴 대중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경찰은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AFP통신은 스웨덴 경찰이 초기수사를 망쳤으며, 조직력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사건 현장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구경꾼들이 돌아다니면서 잠재적인 법의학적 증거를 파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34년만 찾은 범인은 |
BBC에 따르면 당국은 수사 초기 엥스트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지 않았으나, 이후 그의 배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엥스트롬이 군대에 있었으며 무기를 사용하는데 익숙하고 사격 클럽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또 엥스트롬이 팔메 총리의 정책을 비판하는 모임의 일원이었으며, 그의 친척들 역시 엥스트롬이 팔메 총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던 것으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암살 사건 당일 엥스트롬은 사건 현장 인근의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엥스트롬은 살해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주요 용의자로 언론에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당시 일부 목격자들은 엥스트롬과 인상착의가 같은 인물이 현장에서 도망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만 다른 목격자들은 그를 현장에서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목격자들 간의 진술이 엇갈렸다. 엥스트롬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사건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 사건에 관해 언급하며 경찰을 비판했다. 특히 그를 목격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자신이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과 함께 추격한 것을 목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엥스트롬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며, 관련 없는 인물로 분류했다.
팔메 총리는 누구 |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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