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일부 우선주의 이상 급등 현상이 지속되자 한국거래소가 직접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주의보’를 발령하고 나섰다. 불과 몇 달 전 원유 가격이 널뛰자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이 2,000%에 육박하며 거래 정지가 반복되는 현상이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에 제2의 원유 ETN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7일 기준 우선주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보통주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우선주와 보통주 사이의 평균 괴리율이 무려 918%에 달했다. 특히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인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괴리율이 가장 높았다. 삼성중공우(010145)는 이달 1일 종가 기준 5만4,500원이었던 주가가 이날 74만4,000을 기록해 1,2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통주와의 괴리율은 1만1,399%에 달한다. 이외에도 일양약품우(007575)(255%), 두산퓨얼셀1우(223%), 한화우(187%), SK증권우(001515)(168%), KG동부제철우(016385)(149%) 등이 해당 기간 과도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투자증권우(30.00%)와 한화우(30.00%), 두산2우B(29.95%), 일양약품우(29.65%), 남선알미우(30.00%) 등 15개의 우선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자 거래소가 직접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유통 주식 수가 적어 특정 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해 물량을 확보하고 고가의 매수호가를 반복적으로 제출해 시세를 견인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동성이 낮은 우선주의 경우 거래가 적어 환금성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우선주 과열 현상을 순환매 장세의 마감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른 종목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투기성 자금이 우선주에 유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열된 우선주 주가는 장기로는 보통주의 흐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 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 종목이 대부분”이라며 “증시 불안정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발생이 가능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우선주 관련 불공정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포착할 경우 금융당국과 공조해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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