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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은 히말라야 마을로 간 철부지 선생님

■[영화 리뷰]교실 안의 야크

'행복한 나라' 부탄 대신 호주 꿈꾸던 주인공

해발 고도 4,800m 외딴 마을로 강제 발령

교육 환경 열악하지만 선생님 존경하는 곳





부탄은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 인도 북부 사이 히말라야 산맥 지대에 위치한 왕국이다. 국토 면적은 3만 8,394㎢ 정도인데, 대부분 험준한 산과 빙하가 차지하고 있어 전체 인구는 74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도 부탄은 세계 행복 지수 1위 국가로 불린다. 1998년 당시 국왕 지그메 싱예 왕추크가 국민총행복(GNH)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이를 활용하면서 ‘부탄=행복한 나라’라는 인식이 세상에 널리 퍼졌다.

하지만 부탄 국민이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건 아니다. 영화 ‘교실 안의 야크(감독 파우 초이닝 도르지)’의 주인공 유겐이 그렇다. 수도 팀푸에 사는 젊은 교사, 유겐은 히말라야의 눈 쌓인 봉우리들을 등지고 고국을 떠나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에서 강렬한 태양을 즐기며 사는 삶을 꿈꾼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유겐은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늘 생각한다. 부모 대신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와 떨어져 살아야 하지만, 그 점조차도 그의 고국 탈출 계획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교실 안의 야크 스틸컷./슈아픽처스


오랫동안 꿈꿨던 호주행이 성사되려던 찰나 부탄 교육부는 그에게 의무 직무 수행 기간이 남았다면서 새 부임지를 알려준다. 고도 4,800m에 위치한 외딴 마을, 루나나다. 차가 다지니 않아 도보로 물 건너 산 넘어 여드레를 가야 도달할 수 있는 벽지 마을이다. 당연히 수도나 전기 같은 인프라 시설은 없다. 루나나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자동차를 본 적이 없다. 학교 건물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은 칠판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역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다. 종이나 연필은 당연히 굉장히 귀한 물건이다. 그래도 선생님이 부임한다는 소식에 온 마을이 설렌다. 그들은 “선생님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존경한다.

루나나에 도착하자마자 자포자기하고 싶은 마음과 교사로서 최소한의 직업 정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겐.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곳에서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배우는 자가 된다. 어느 순간 마을 사람들과 마을을 둘러싼 자연으로부터 자신이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거짓도, 악행도 없는 영화다. 맑고 순수한 매력 덕분에 관객은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된다. 루나나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돋보인다. 결말도 작위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다. 영화는 24회 부산국제영화제, 63회 BFI 런던영화제, 38회 벤쿠버국제영화제, 30회 팜스프링국제영화제, 41회 카이로영화제, 25회 콜카타국제영화제, 28회 중국금계백화영화제, 2020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등 여러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 상영됐다. 30일 개봉. 러닝 타임 109분. 전체 관람가.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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