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재외국민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자 전자투표 또는 우편 등 비대면 투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역대 재외선거 투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총선에서 재외국민 투표율은 23.8%로, 이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 국적을 갖고 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와 일시 체류자인 재외국민이 처음 국내 선거에 참여한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투표율은 45.7%였다. 이후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41.4%, 올해 총선에서는 23.8%로 내리 하락세를 그렸다. 올해 총선 당시에는 4월 1일부터 6일까지 매일 오전 8시∼오후 5시 선관위가 정한 재외투표 공관에서 대면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 의원은 “재외국민 선거 준비로 한창이던 2월,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도 “일찌감치 다양한 방식으로 재외선거를 진행하고 있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는 대면 투표만을 고수하다 자초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선거 정보 포털사이트인 ‘아웃 오브 컨트리 보팅’(Out of country voting)에 따르면 재외선거를 도입한 100여 국가 중 52개국이 비대면 방식으로 투표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영국, 스페인 등 27개국은 우편과 팩스, 디지털 등 복합 투표 방식을 도입 중이다. 디지털 방식은 정부가 재외국민을 위해 마련한 선거 사이트에 본인 인증과 확인을 거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클릭만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의원은 “투표방식이 다양해야 각국 상황에 걸맞은 효율적인 대안을 택할 수 있다”며 “연구 용역을 실시해 재외국민이 사는 나라의 실정을 분석하고, 이들이 원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권리 보호가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외교부는 재외국민 투표율 제고를 위해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선관위는 이번 일을 재외선거율 폭락의 원인과 대책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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