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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물가 크게 안 올랐다…하지만 방심은 금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인플레와 국채금리 상승으로 관심을 모았던 지난해 12월 CPI가 예상치와 부합했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왔습니다.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같았는데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오자 국채금리도 떨어졌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연 1.09% 선까지 내려갔습니다. 이에 맞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도 소폭 상승했죠.

월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났을 때 물가가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건데요. 물론 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는 상황이긴 합니다. 시장의 생각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근원 CPI 전년 대비 1.6% 상승 그쳐..."인플레 아직은 병 속에"
12월 CPI 수치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유가가 오른 게 물가상승을 이끌었는데요. 12월에 휘발유 가격이 8.4% 급등한 것이 전체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로는 1.4% 상승이었죠. 지난 10년 동안 CPI는 연평균 1.7%씩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12월의 에너지와 식료품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1% 소폭 상승했습니다. 중고차와 트럭, 항공료, 의료비용 등이 내렸기 때문인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근원 CPI의 경우 전년 대비 1.6% 올라 11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전체로도 전년 대비 1.6% 상승에 그쳤는데요. 이는 연준이 안정적이라고 보는 수치 2.0%를 밑도는 것입니다. 지난 2019년 2.3%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근 10년 동안 근원 CPI는 2.0%를 밑돌았는데요. 이번에도 이 같은 상황이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바이든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최근 급등세를 보이던 국채금리도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보였는데요. MUFG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러프키는 “대유행 이후 수요가 계속 침체돼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램프의 요정 지니는 아직 병 안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업체, 고객에 비용전가 제한적..."10년 만기 금리 1.5%도 정상"
현재 인플레이션에 관한 한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전반적으로 물가 수준이 오를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수준이 연준이 나서야 할 정도가 될 것이냐는 의견이 갈리는데요. 12월 CPI가 나온 뒤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제한적, 일시적일 것이라는 쪽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들은 업체들이 록다운(폐쇄) 과정에서 생긴 비용부담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쟁이 심하다는 것이죠.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각종 서비스 수요도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억눌려 있던 수요가 나중에 한순간 폭발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계속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여행을 포함한 서비스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는 공급이 증가하면서 흡수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실업자들이 여전한데요. 최소 1,9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실업수당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실업률과 임금상승은 반비례하는데 높은 실업률에 따라 임대료도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14만명 감소하면서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죠. CNBC에서 거시경제 분석을 담당하는 스티브 리스먼은 “비행기 수요가 오르면 업체에서 놀고 있는 비행기를 다시 운행하지 않겠느냐”며 “매파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조차 인플레가 2%를 넘는다고 연준이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일어나면 당연히 그것에 반응할 것이라고 했었다”고 전했는데요. CNBC는 10년물 국채금리가 1.5%가 되더라도 지극히 정상이라며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인플레가 아닌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앞서 월가의 큰손인 리버프론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케빈 니콜슨은 “올해는 인플레를 걱정하지 않는다. 인플레는 내년 이슈”라며 “우리는 고용이 회복하고 임금이 오르는 것을 봐야 한다. 여전히 부분 봉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끝날 때가 중요...바이든 돈 풀기에 더 두고봐야
반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쪽은 코로나19가 사실상 끝날 때 전후로 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며 올해 말 정상생활로 어느 정도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상품과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서비스는 그동안 소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동으로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쉽게 충족시키지 못하는 분야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상품 가격의 경우 경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고려하면 그렇게 인플레 압력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한데요.

바이든(가운데) 당선인은 14일(현지 시간)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세부 사안을 공개한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의 기저에는 새 정부가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근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돈 풀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14일 개인당 2,000달러 지급을 포함한 대규모의 부양책에 대한 세부 내역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까지 장악했기 때문에 재정적자와 정부지출 확대는 계속될 것입니다.

어쨌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언했듯 물가가 연준의 기준인 2%를 넘더라도 한동안 연준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CNBC의 스티브 리스먼은 “2%나 2.5%는 나쁜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둘기파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3%가 돼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매파 위원들이 인플레에 민감할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의견 조율을 통해 실제로 통화정책의 변화가 오기 위한 기준이 3%라는 얘기죠.

정리하면 12월 CPI는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아직 당분간은 더 물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WSJ이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 지금 기준에서 최고의 예측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답변이 가장 적절한 듯합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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