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연구팀이 나노입자에 레이저 포인트 정도인 약한 빛을 쏘면 높은 효율로 큰 에너지 수준의 빛으로 변화되는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에 따라 빛을 활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 바이오생명과학, 자율주행차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영덕·남상환 한국화학연구원 박사팀은 미국·폴란드 연구팀과 함께 특수한 구조의 나노입자를 합성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쏠 때 빛 알갱이가 더 큰 에너지의 빛으로 연쇄 증폭되는 ‘광사태 현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나노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는 흡수한 빛보다 에너지가 작은 빛을 방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부 원소의 나노물질에서는 작은 에너지의 빛을 쏘이면 큰 에너지의 빛으로 바뀌는 ‘상향변환’(UpConversion)이 일어난다. 문제는 기존의 상향변환 나노입자는 100개의 광자를 흡수하면 1개 정도만 큰 에너지의 광자로 변환될 정도로 효율이 낮아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연구팀은 상향변환 특성이 있는 물질인 ‘툴륨’(Tm) 이온을 8% 이상 첨가해 코어-셸( Core-shell) 구조의 나노입자를 만들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하게 쏘자 연쇄 증폭 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눈사태가 일어나는 모습과 비슷해 이 나노입자를 ‘광사태 나노입자’(ANP : Avalanching Nano Particle)라고 불렀다. 이 광사태 나노입자의 광변환 효율은 40% 정도로 1% 이하인 기존 나노물질보다 40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광사태 현상으로 빛으로도 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25nm(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했다. 이를 통해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과 함께 광사태 나노입자를 활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을 흡수해 더 큰 에너지로 변환함으로써 전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광사태 나노입자로 살아 있는 세포 내부를 들여다봐 신약 개발, 레이저 수술 장비와 내시경 개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서영덕 박사는 “광소재와 광유전학, 바이오 의료 분야는 물론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위성 등 첨단 사물인터넷(IoT) 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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