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곡물·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상품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원가 상승을 계기로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수익 구조를 탄탄히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 인상 모멘텀까지 발생하면서 주가가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철강·음식료·택배 업체 등의 올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제품값 인상이 철광석 상승 폭 압도할것" |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철강업체의 스프레드(제품과 원자재 가격 차이)가 악화돼 철강회사 입장에선 이익이 줄지만 철강 제품 수요가 본격화되면 원가가 오른 것보다 제품 가격을 더 올릴 수 있게 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올해 포스코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 8,860억 원 규모로 지난 9월 전망치보다 23.5% 상향됐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의 원가 부담 우려가 커졌다”면서도 “제품 가격 인상 폭이 더 커 이익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업계 맏형 포스코는 이달 국내 실수요 열연 제품(기초 철강재)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한 데 이어 내달에도 10만 원 큰 폭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004020)도 이달 초 열연 제품 가격을 톤당 5만 원 올렸고 향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공행진 곡물가... 하반기 식료품가격 인상 전망 |
곡물 시장도 무서운 기세로 끓어오르면서 식품 기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2% 증가한 107.5포인트를 기록했다. 7월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5월 대비 18.1%나 뛰었다. 지난 6개월간 소맥, 대두, 옥수수의 가격이 각각 24%, 57%, 50% 가량 급등한 영향이다. 베트남 등이 식량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중단했고 기상 이변으로 주요국의 작황이 부진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면서 돼지 사육 두수가 회복 중이라 곡물의 구조적 상승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강세와 선물 거래로 당장 큰 타격은 없지만 장기적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에 식료품 기업이 ‘판가 인상 카드’로 맞수를 두면서 ‘가격 상승 모멘텀’을 업고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끌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하반기 가공식품 가격이 본격 인상될 것으로 보이며 식료품 기업의 실적은 상저하고 패턴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곡물 시세가 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6개월이 소요된다”며 “판매량 확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외형성장을 도우며 소외된 음식료 업종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 운송비 인상은 시간 문제 |
택배업계의 가격 인상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쟁자가 우후죽순 늘면서 택배 운송비는 십 수년간 2,000원대에 머물러 있어 가격 인상 필요성이 커졌고 최근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가 사회 문제로 부상하면서 소비자의 공감대가 형성된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택배 업종이 전년 기고 효과를 뚫고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택배 산업의 전반적인 단가 인상이 가능성이 높다”며 택배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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