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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그널] 국내 기관 '전액손실' 美 더드루 호텔, 헐값에 현지 부호(富豪) 손에

선순위 담보권 국내 투자자 인수 포기하자

석유재벌 찰스 코흐 '웃돈' 주고 담보권 확보

국내 기관 투자자들 3,000억 손실 확정

미국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호텔’.






국내 대형 증권사와 기관 투자가가 투자금 전액을 날린 미국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호텔’이 결국 미국의 한 부호의 손에 넘어갔다. 감정 평가가격이 최소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우량 자산이었는데 이 부호는 절반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관 투자가의 원금 회수를 보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지만 주관사 및 참여 증권사들의 시간 끌기로 인수 기회를 놓치면서 현지 기업에 좋은 일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부호로 잘 알려진 찰스 코크의 코크인더스트리 측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크는 미국 내에서 석유 사업으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인물로 미국 내 10위권 부호다. 11일 서울경제의 보도(美 호텔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 3,000억 원 날렸다) 이후 미래에셋대우(006800)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선순위 자산을 인수하는 측과 협상할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손실이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지만 끝내 제3자에 매각되면서 국내 투자가들이 갖고 있는 권리는 사실상 사라졌다.



더 드루 호텔의 새 주인이 된 코크는 선순위 대출 4,000억 원을 포함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자산을 인수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더 드루의 사업성을 확신한 코크 측은 지난해 5월 더 드루가 채무불이행(EOD) 상태에 빠진 후 선순위 주관사 JP모건과 사전 접촉해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 드루는 라스베이거스의 중심가인 스트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10년 만에 준공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신축 컨벤션센터와 육교로 연결돼 있어 국내 투자가 자금 유치 당시 3조 원 규모의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텔 업황이 악화했지만 더 드루의 자산 가치는 올해 1월 기준 1조 2,000억 원의 감정평가를 받았다.

제3자에게 호텔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중순위 메자닌에 투자한 국내 기관들의 권리가 상실돼 투자금 3,000억 원을 모두 잃었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JP모건은 지난해부터 중순위 메자닌에 투자했던 국내 기관들에 우선적으로 4,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담보 인수 여부를 타진했지만 국내 기관은 EOD 이후 9개월간 시간 끌기만 하다가 결국 기회를 놓쳤다. 하나금투와 현대차증권(001500)은 각각 600억 원씩 추가 투자를 결정하고 승인냈지만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과 중순위 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 리테일 판매를 맡은 신한금융투자는 끝내 투자 승인을 내지 않았다. 통지 시한이었던 이달 9일까지 국내 기관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서 증권사와 기관의 투자금 전액은 공중분해됐다.

3,000억 원 투자분 중 절반인 1,500억 원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자기자본(PI)을 투입해 안정적인 거래로 알려졌던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NH투자증권은 지분(에쿼티) 투자와 메자닌 투자를 병행했고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중순위 주관사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메자닌에 투자했다. 현대차(005380)증권은 현대차 그룹 계열사 재단과 함께 투자가로 참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부 물량을 받아 개인에게 재판매했다.

/조윤희·강도원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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