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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울면서 쫓아와야 할 것" 쓱~ 용진이형의 도발

■신세계-롯데 자존심 대결

클럽하우스서 야구팬 만난 정 부회장

"롯데는 본업과 야구 연결 못 시켜"

'야구·유통 승기잡겠다' 선전포고

업계선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

외형·미래사업 롯데에 압도" 평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정지택 KBO 총재에게 전달받은 구단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를 마케팅에 활용해 야구뿐 아니라 유통시장의 전통 강호인 롯데그룹보다 확실한 우위에 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신세계그룹의 수장이 프로야구 진출을 계기로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을 직접 거론하며 도발에 가까운 발언을 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유통시장이 대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정 부회장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새벽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1시간가량 야구 팬들과 야구단 인수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야구단을 가진 롯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다”며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야구단과 유통·먹거리·놀거리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제가 가진 기업의 고객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관중들이 야구장에 들어오면 식사 콘텐츠 수백, 수천 개를 즐길 수 있고 야구장 내·외야뿐 아니라 바 등에서도 야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가 끝난 뒤에도 많은 고객이 쇼핑과 레저를 즐기도록 해 8~9시간 정도 고객의 시간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즐기는 야구를 위한 서비스의 일환으로 신세계가 운영 중인 스타벅스 커피를 야구장에서 주문하면 앉은 자리로 배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라고 정 부회장은 밝혔다. 그는 야구단의 목표에 대해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야구판에 들어온 이상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심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야구단 창단을 계기로 나온 것이지만 야구뿐 아니라 유통시장 전체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유통 업계에서는 e커머스의 급성장과 코로나19로 올해가 시장 판세가 뒤바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61조 원으로 커졌고 올 들어서는 미국 증시 상장 성공으로 막대한 자금을 손에 넣은 쿠팡의 새로운 도전이 위협적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연합 세력이 힘을 더해가고 있다.

연합군 전략에서도 신세계그룹이 롯데를 압도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강자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유통 동맹’의 길로 들어섰다. 양 사는 신세계그룹이 가진 전국 물류망과 네이버 파트너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 및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CJ그룹·신세계그룹이 서로 얽히고설킨 동맹으로 e커머스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각자의 보완재를 찾는 반면 롯데는 여전히 ‘롯데온’에만 의존한 상태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가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가 쿠팡 등 e커머스 플랫폼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의 속도 역시 중요한데 두 그룹은 이 점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시장에서 e커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분위기에서도 3조 원을 투입한 롯데온은 지난 2019년이 돼서야 베일을 벗었다. e커머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업계에서는 출시 속도가 곧 생명인데 몇 년을 들여 롯데온을 내놓겠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e커머스에 관심이 없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중국 철수, e커머스 진출 등 굵직한 의사소통에 속도가 빠른 데다 그룹 분위기 자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SSG 랜더스 창단식을 개최하고 마스코트 ‘랜디(LANDY)’와 응원가를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과 팬을 위해 광적으로 집중한다면 꿈이 현실이 되는 야구단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SSG 랜더스가 올해 144경기 이상을 하게 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3일 열리는 개막전에서 공교롭게도 롯데와 신세계가 첫 대결을 펼친다. 롯데와 신세계라는 유통 맞수뿐 아니라 추신수 선수와 이대호 선수의 대결로도 벌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김보리·백주원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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