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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배민·쿠팡이츠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자영업

박호현 성장기업부 기자





“하루에 배달만 100건 넘게 할 정도로 장사는 잘되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지칩니다.”

서울에서 치킨 배달을 하는 한 업주는 장사가 잘돼도 웃을 수만 없다고 말했다. 주문이 밀려들고 힘이 들어도 돈을 벌면 그래도 괜찮을 텐데 남는 게 없다고 전했다. 임대료·재료비 등 비용에 배달 앱에 이것저것 떼주면 업주에게 남는 게 없는데 앞으로 배달 앱에 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배달 앱 상위 기업인 배달의민족·쿠팡이츠에 자영업자는 둘째다. 첫째는 소비자다. 소비자를 최대한 모으면 배달 자영업자는 알아서 모이기 때문이다. 각종 할인 쿠폰을 뿌려 소비자를 모으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배달 앱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모이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순응해야 한다. 이에 불만을 갖고 배달 앱을 안 쓰면 경쟁 치킨집만 이득이다.



최근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 격화는 이 같은 상황을 되풀이시키고 있다. 최근 배민은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을 출시했다. 단건 배달로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인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가격 수준은 자연스럽게 쿠팡이츠와 비슷해졌다. 수수료 12%에 결제수수료 3%, 배달 건당 6,000원 수준이다.

과거 쿠팡이츠 사례처럼 배민이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 배달 라이더들이 배민원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대행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2만 5,000원짜리 치킨 세트를 시키면 8,000원가량 빠지는 것이다.

서울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소비자들이 배민으로 다시 몰리면 업주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배민원을 쓸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장사를 그만두거나 음식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배민과 쿠팡이츠가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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