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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갤러리, '큰손' 한국에 꽂혔다

독일계 쾨닉 청담에 서울점 둥지

아트페어 '프리즈' 내년 서울 개최

개인컬렉터 투자목적 구매력 높고

無관세·전시공간 확보 편해 매력

독일계 화랑 쾨닉 서울이 한국 상륙 후 첫 개인전으로 기획한 요린데 포그트의 전시 전경. /사진제공=쾨닉 서울




독일 태생의 미술가 요린데 포그트(44). 속도와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성한 드로잉부터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그는 지금 유럽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하나다. 굵직한 비엔날레와 전시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그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MCM하우스 5층에 둥지를 튼 독일계 갤러리 쾨닉 서울에서다. 어려운 악보를 추상적으로 구현해 심리와 시간 개념까지 담은 신작들이 벽을 채웠다. 2002년 독일 베를린에 문을 연 쾨닉갤러리는 지난 2017년 런던에 이은 3번째 지점으로 지난달 초 서울점을 개관했다. 20여 명의 전속 작가를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여주는 개관전에 이어 포그트의 개인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펴기 시작했다.

해외 화랑들이 한국 미술계를 주목하고 있다. 독일계 쾨닉갤러리처럼 정식 분관을 연 곳이 있는가 하면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로팍, 영국의 화이트큐브 등은 한국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에 아시아 거점을 둔 세계적 화랑 데이비드즈워너,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등도 긴밀하게 한국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아트바젤과 더불어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프리즈(Frieze)는 내년 가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기간에 맞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의 개최를 확정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한국 시장은 미술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개인 컬렉터들의 구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미술품 관세가 없고 전시 공간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싱가포르,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 미술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손꼽힌다.

지난 2017년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공식 개관한 페이스갤러리 서울이 인근 르베이지빌딩으로 확장 이전해 27일부터 샘 길리엄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사진제공=페이스갤러리 서울


앞서 한국에 상륙한 외국계 화랑들의 왕성한 활동은 괄목할 만하다. 사무소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 2017년 3월 용산구 한남동에 공식 개관한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최근 삼성미술관 리움 입구의 르베이지 빌딩으로 확장 이전했다. 페이스 서울은 이 건물의 2개층 총 240여 평을 전시장으로 이용하며 오는 27일 샘 길리엄의 국내 첫 개인전을 통해 새 공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마크 글림처 페이스갤러리 회장은 “베이징, 홍콩 등 아시아에서 10년 이상 갤러리를 운영하는 동안 문화예술 허브로서 서울의 잠재력을 알아봤다”면서 “서울은 국제적 명성과 함께 새로운 문화자본의 유치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5년 간 꾸준한 매출 상승과 신규 컬렉터 발굴을 이끈 이영주 페이스 서울 디렉터는 “아시아 최고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에서 아담 팬들턴·타라 도노반 등의 작가가 선보이고 대구미술관에서 팀 아이텔 회고전이 열리는 등 주요 작가와 한국 미술계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종로구 안국동에 서울 전시장을 연 리만머핀 갤러리도 공간 확장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손엠마 리만머핀 서울 디렉터는 “곧 개인전이 열릴 맨디 엘사예를 비롯해 칠레 출신의 세실리아 비쿠냐,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젤 오테로, 여성작가 라이자 루·상탈 조페 등 그간 한국에 생소했던 외국 작가들의 국내 첫 개인전 혹은 아시아 첫 개인전을 개최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과 런던 등 세계 곳곳에 분관을 둔 바라캇갤러리도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을 활용한 글로벌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아트부산' 전경. 올해 '아트부산'은 해외갤러리 18곳을 포함한 총 92개 갤러리가 참가해 오는 13일 VIP오픈을 시작으로 14~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사진제공=아트부산


이들 개별 외국계 화랑의 선전은 ‘아트페어’에도 불을 지폈다. 오는 13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14~1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릴 ‘아트부산’에는 엄선된 해외갤러리 18곳이 코로나19의 위기를 뚫고 참가한다. 아트바젤과 프리즈 이외의 아트페어에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LA의 ‘커먼웰스카운실’, 탄탄한 기획력으로 알려진 런던의 ‘필라 코리아스’, 베를린의 ‘에스터 쉬퍼’와 ‘노이거림슈나이더’ 등 4곳의 해외갤러리가 올해 처음 아트부산에 참가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외국계 화랑의 활동 때문에 국내의 영세한 군소 화랑이 위축되고, 해외 작가들에 대한 선호에 밀려 국내 작가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연간 미술시장 총액 4,000억 원 안팎(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실태조사 기준)을 오가며 5,000억 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할 유일한 해법이 ‘국제화’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화랑 대표는 “강력한 경쟁자인 해외 갤러리의 유입을 통해 국내 갤러리의 경쟁력 제고를 유발하는 ‘메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디렉터 겸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는 “해외 갤러리의 활동은 외국 작품의 ‘수입’뿐만이 아니라 ‘교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해외 갤러리와 작가 교류 프로그램 식의 협업을 이루고 그들과 함께 유입될 해외 컬렉터들을 사로잡을 방안을 만드는 동시에 한국 갤러리를 세계적으로 육성하고 국내 작가를 적극 홍보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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