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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유족 “친구 진술 확보 위한 수사 집중해달라”

손씨 유가족 A4 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 발표

경찰 "실체적 진실 밝히기 위해 최선 다하는 중"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 씨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연합뉴스




한강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유족이 입장문을 내고 사건 당시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에 대한 경찰의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26일 손씨 유족 측은 A4 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처음 정민이의 실종 사실을 알았을 때는 A씨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배려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며 “하지만 실종 사흘째 되던 날 경찰을 통해 A씨와 가족이 당일 새벽 3시 37분께 통화한 사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외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A씨와 가족의 여러 행동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A씨와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5시 이후 한강공원에 도착한 뒤 20여분간 강 비탈면을 살핀 점, A씨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신발을 다음날 함께 버린 점, A씨가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은 손씨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모에게 부탁해 손씨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A씨와 그 가족이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관해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찰에게는 실체적 진실을 뛰어넘어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에서 이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A씨 가족이 처음부터 여러 의문스러운 정황에 대해 유가족에게 성심성의를 다해 설명했다면, 설명하려고 하는 조금의 노력이라도 기울였다면 그때도 경찰 수사가 필요했을까”라며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회피해 유가족에게 깊고 깊은 상처를 주고 지금 와서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면서 경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 말하는 이 상황을 유가족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의 초동 수사가 매우 미흡했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유일한 관련자인 A씨에 대한 조사가 늦었다”며 “증거품 수집에서 신발, 티셔츠가 다음 날 이미 버려져 제출되지 않았고 의류와 노트북은 실종 10일째에 제출됐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경찰에 “영상 분석, 거짓말 탐지기 조사,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을 통해 사건의 유일한 관련자인 A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입장문을 내고 그간의 수사 경과를 밝히며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A씨에 대해 7차례 조사를 진행했으며 A씨 부모도 각각 2회, 1회 조사했다.

또 A씨 전 가족의 휴대전화를 비롯해 A군의 아이패드 등을 제출받아 포렌식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터, 통화내역, 메시지 등의 삭제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장 상황을 명확히 하고 추가 목격자를 확보하기 위해 CCTV 및 제보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서는 유가족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답변드리지 못하는 점 이애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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