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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수입한 부품 이용해 권총·소총 제작·판매한 현역 군인 포함 7명 검거

권총 5정·소총 1정·모의 총기 26정 압수…정당 수백만원 거래

추적 어렵고 금속탐지기에 안 걸리는 ‘고스트 건’


해외에서 실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후 모의 총기부품과 결합해 실제 총기와 비슷한 위력을 지닌 소총과 권총을 제조·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에는 현역 부사관도 있었다. 이들이 제조한 총기는 미국에서 총기 난사사건의 범행 도구로 사용된 ‘고스트 건’으로 불린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불법으로 총기를 제작해 판매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40대 A 씨를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불법 총기 제작에 관여한 사람은 A 씨와 현역 부사관을 포함한 3명이며 2명은 총기 판매를, 나머지 2명은 총기를 사들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매한 총기 부품을 자동차 부품이나 장난감 부품인 것처럼 거짓 신고한 후 국내로 들여왔다.

이들은 밀수입한 총기 부품을 모의 총기 부품과 결합해 실제 총기와 비슷한 격발 기능을 갖춘 권총과 소총 등으로 제조했다.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에서 권총 5정, 소총 1정, 모의 총기 26정, 실탄 및 총기 부품 등 138점을 압수했다.

해외에서 실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후 모의 총기 부품과 결합해 실제 총기와 비슷한 위력을 지닌 소총과 권총을 제조·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총기./사진제공=부산경찰청




경찰이 해당 총기 성능을 실험한 결과 합판 4장을 가볍게 뚫었고 한 줄로 세워둔 맥주캔 4개를 산산 조각냈다.

인터넷 카페 동호회 회원인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총기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구매자들은 총기를 산 이유에 대해 “전쟁에 대비하려 했다” “호신용으로 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등은 금속탐지로 군부대 인근에서 유류된 실탄을 수집하거나 화약 모형 탄을 이용해 사격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불법 제작된 총기 중 권총 3정은 실제로 정당 수백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불법 제작한 총기는 총기 번호가 부여되지 않아 추적이 어렵고 폴리머라고 불리는 강화 플라스틱류로 만들어져 금속 탐지에도 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고스트 건’으로 불리며 바이든 행정부 총기 규제 대상이기도 하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는 한국계 조승희 씨가 고스트 건을 사용해 난사했다.

경찰은 관세청에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부품 목록과 범행 수법 등 정보를 제공해 수입통관 절차가 개선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총기 제작·유통 범죄는 대형 인명피해나 테러 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총기류 부품을 불법 수입하거나 이를 이용해 총기를 만들어 파는 것은 중대 범죄이기 때문에 발견하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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