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설전을 이어왔던 나경원·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마지막 TV토론회에서도 갈등을 빚었다.
9일 KBS TV토론회에서 나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에 “이번 전당대회를 하면서 당 대표의 무게, 자리에 요구되는 덕목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찌라시, 탐욕을 심판한다, 소값을 쳐준다 등의 용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아주 적절치 않은 표현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당대회에서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써도 되는 언어가 있고 안되는 언어가 있다”며 “이 후보의 언변이 잘못하면 굉장한 리스크 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언어 사용에 주의해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제가 망상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장애인 비하라고 말한 건 나 후보가 오히려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 씌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를 젊은 사람들이 ‘억까’라고 한다. 억지로 깐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는 저한테 공격적으로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망상이 장애인 비하가 맞느냐”고 되물으며 맞섰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차례가 되자 나 후보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언론에 나가서 같이 전당대회 치르는 후보를 막말로 낙인찍기 위해서는 결심이 있었어야 할 것 같다”며 “망상이 장애인 비하라고 할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나 후보는 “망상 그거 갖고만 말씀하시는데 무슨 이야기 하면 본질에 대해 답하지 않는다”며 “탐욕, 찌라시, 소값 이런 말이 막말이라는 것. 그런 말 함부로 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불편해진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막말 논란을 왜 자꾸 꺼내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나 후보는 “당 대표의 언어의 무게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이 후보는 “원내대표에 계셨을 때 썼던 단어를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인 ‘달창’을 쓴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를 하면서 말의 무게가 중요하다고 알았다”며 “중진들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제가 젠더 논쟁 경험 하면서 여성 혐오자 낙인 찍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려달라 하면 여성 혐오 말한 것은 없었다”면서 “망상이 막말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끝까지 맞섰다.
한편 주호영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와 나 후보의 가시 돋힌 설전을 보는 게 조금 불편했다”면서 “마치고 나면 빨리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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