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이틀째 계속되는 가운데 연소 확대 우려와 건물 붕괴 위험으로 진화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8일 오전 소방당국은 소방차 20여 대를 동원해 불이 난 물류센터 주변을 둘러싸 건물 내부를 향해 방수포로 물을 뿌리고 있다.
불길이 거센 탓에 소방대원들의 건물 진입이 불가능해 전날 저녁께부터 현재까지 외부 진화작업만 이뤄지고 있다.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7,178.58㎡의 큰 규모인 건물 내부에 물품과 택배 포장에 이용되는 종이 박스, 비닐, 스티커류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길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큰 불길을 잡았다가 다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 것도 꺼져가던 불이 쌓여있던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소방당국은 옆 건물로의 연소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쿠팡물류센터와 50m 거리에는 다른 대기업의 물류센터가 있다. 규모도 쿠팡 물류센터와 비슷할 정도로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불씨가 날아가 불이 옮겨 붙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쿠팡 물류센터와 이 물류센터 건물 사이 도로에 소방차 6대를 펜스처럼 배치해 대비하고 있다.
화재가 장시간 지속되면서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점도 문제다. 이미 건물 2층의 바닥 일부가 휜 채로 주저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소방 내부 전문가와 대학교수 등 3명이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건물 내부 진화작업과 전날 건물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 A(52) 소방경을 찾는 작업의 재개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A 소방경에 대한 구조작업은 전날 저녁께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지하 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일부 소방대원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고 하는데 시설이 워낙 넓어서 작동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자세한 상황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물류창고 화재는 전날 오전 5시 20분께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 분만에 관할 소방서와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화재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 19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당국은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된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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