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창업률 전국 시·도 중 최하위 수준…유망 스타트업 집적화 인프라 구축 시급

부산지역 창업률은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특구와 같은 제도적 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집적화할 수 있는 입지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내놓은 부산지역 스타트업 현황 및 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 스타트업들은 IT서비스, 소프트웨어, e커머스, 모바일, 웹서비스 등 ‘ICT 서비스’ 분야의 사업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전체 1,473개사 중 ‘ICT 서비스’는 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조 분야의 ‘소비재 제조’와 ‘산업재 제조’는 각각 18%, 17%로 높을 비중을 보였다. 그 외 교육, 광고마케팅, 디자인 등 ‘일반서비스’는 10%, ‘ICT 제조’ 8%, ‘식음료·숙박’ 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과 컨텐츠 분야가 전체의 67%로 가장 많았다. 이는 ‘IT 서비스’를 주요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반면 AI 3.9%, 핀테크 3.7%, 블록체인 3.6%, 로봇·드론 3.6% 등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많지 않아 지역 스타트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스타트업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남구에 266개사가 있어, 이 지역에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집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부경대·동명대·경성대 등 대학의 창업보육 인프라가 남구에 밀집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센텀기술창업타운, 부산디자인센터,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 등 부산시 산하 지원기관과 각종 비즈니스 인프라가 집적된 센텀시티에 171개사가 있고 부산대와 가톨릭대가 소재한 금정구와 중심업무지구인 서면을 포함한 부산진구에 각각 100여개사가 있어 전체적으로 남구와 해운대구, 금정구와 부산진구 4개 지역의 집적도가 높았다.

투자유치 실적이 확인되는 스타트업 중 상위 4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투자유치를 받은 업체는 AI와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팜캐드’와 원격 온라인 계약 서비스를 개발한 ‘모두싸인’, 모바일 웹사이트 구축과 유동인구 분석 플랫폼을 갖춘 ‘제로웹’이었다. 또 상위 40개 기업 중 22개사는 해운대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초기 단계를 벗어나 본격적인 사세 확장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은 ICT기업이 밀집해 있고 청년직원 채용에 유리한 해운대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부산상의는 봤다.

한편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확대되지만 유망 스타트업을 잉태하고 성장시킬 부산의 창업 인프라와 환경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6년부터 지난해 2020년 까지 최근 5년 동안 전체 창업기업 중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비율에서 부산은 서울을 포함한 7대 도시 중 6위를 기록했고 스타트업의 생성 기반인 전체 창업률에 있어서도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투자유치 상위 20개 스타트업에도 부산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부산이 스타트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처럼 스타트업들을 집적하고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2 센텀과 같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강점과 특성을 살려 해양 기술, 블록체인, 핀테크, 관광·마이스 등 정책지원을 동반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자료는 경제진흥원·창조경제혁신센터·테크노파크·핀테크산업진흥센터 등 지역 스타트업 지원 유관기관과 지역 대학 산학협력단 산하 창업보육센터에 등록된 스타트업 1,473개사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