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혼을 확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5)가 성범죄자였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빌 게이츠는 4일(현지시간) CNN에서 방송된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 관계에 대해 "알다시피 나는 그(엡스타인)와 여러 차례 만찬을 함께 했고 그가 세계 보건을 위한 자선사업에 대해 말한 것이 이뤄지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이 현실이 아닌 것처럼 보였을 때 그 관계는 끝났다"며 "그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를 믿은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이 많았지만 내가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뉴욕타임스(NYT)는 빌 게이츠와 엡스타인이 2011년부터 수차례 만났고, 둘이 엡스타인의 맨해튼 타운하우스에 밤늦게까지 머물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수감 중이던 2019년 8월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 언론에서는 엡스테인과의 친분이 빌 게이츠의 결혼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 게이츠의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2013년부터 남편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걱정해왔다고 전했다. 멀린다는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앞장서 왔다.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은 지난 2일 빌 게이츠와 멀린다의 이혼을 최종 승인했고 둘은 약 175조원에 달하는 게이츠의 재산을 분할하는 데 동의했다. 빌 게이츠는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이혼 심경에 대해 "분명히 매우 슬픈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재단에서 소통하고 일해왔고 동반자 관계를 위해 노력했다"며 "멀린다는 놀라운 강점으로 재단이 잘되도록 도왔고 우리는 항상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운영해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 최대 민간자선재단으로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1994년 설립한 재단과 빌 게이츠가 1997년 세운 재단을 통합해 2000년 출범했다. 지난 5월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27년 만에 결혼에 종지부를 찍는다고 발표하면서도 재단운영은 계속 함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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