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3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 배터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무공해차(ZEV)로 재편하겠다는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의제인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핵심 방안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중대형 트럭까지 포함한 자동차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기준과 연비 요건도 정부가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 자동차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가 공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충전소 등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소를 설치하기 위한 150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에는 담겼지만, 최근 상원 초당파 의원들의 합의안에는 그 절반만이 포함됐다. 현재 미국 내 공공 충전소는 약 4만1,000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전기차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며 "이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의 관심은 바이든의 발표 내용보다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쏠렸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국가적 목표를 발표하는 자리였음에도 정작 테슬라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 스텔란티스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른바 '디트로이트 빅3' 대표들이 초대됐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쉐보레 볼트, 지프 랭글러 리미티드 루비콘 4xE, GMC 허머 EV, 포드 E 트랜짓 밴 등이 행사장에 전시됐지만, 대표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차량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위터에 "테슬라가 초대받지 못하다니 이상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를 넘어선 전기차 분야의 독보적인 선두 기업이다. 이 같은 이날 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반(反)노조 성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앞서 머스크는 노조 활동가를 해고하고 노조에 가입하려는 직원을 위협하는 행태를 보였는데, 이 때문에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으로부터 피소되기도 했다. 바이든의 친(親)노조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데, 이날 초청된 3사에 UAW에 가입된 직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내년 중간선거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폴 스래식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백인 노동자 유권자를 되찾으려는 노력이라며 이날 행사가 친노동·친노조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UAW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다. 레이 커리 UAW 위원장도 이날 행사에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테슬라 초청 배제가 반노조 상황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초청 업체는 UAW에 속한 가장 큰 핵심 기업이라며, 다만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전기차 제조사의 노력도 환영한다고 답했다.
한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CNBC에 출연해 왜 테슬라가 초청에서 배제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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