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15일 선거 캠프를 전면 해체한다. 후보 중심으로 실무진이 보좌하며 국민 속으로 더 깊게 파고들어 체감도 높은 선거운동을 벌이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후보 캠프는 15일 오전 선거 캠프를 해체하는 내용의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성 대선 캠프 체제가 아니라 꼭 필요한 실무진만 후보와 함께 선거 운동을 벌이는 전략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거 캠프의 지도부 인사들 대부분이 물러날 예정이다.
최재형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최 후보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캠프 쇄신안 발표 계획에 대해 “네. 조만간”이라고 밝혀 국민의힘 1차 예비 경선(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기 전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한 쇄신을 단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후보는 감사원장 사퇴 전후로 야권에서 지지율 2위 주자로 꼽혔다. 다만 이후 출마 선언에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근 4~5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하는 정기 조사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항목에서 최 후보는 지난 6월 2주차 4.6%에서 이달 2주차 2.2%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1차 컷오프는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자를 4명으로 좁히는 10월 8일 2차 컷오프는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 후보는 최근 쇄신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감사원장 시절 자신이 보여줬던 단호하고 원칙적인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 비전 발표회에서 그는 “지금과 같은 정치로는 희망이 없다”며 ‘정치 교체’라는 키워드를 꺼내든 바 있다.
■최 후보 ‘캠프 해체’ 페이스북 글 전문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
정치권에 들어오고, 전격적으로 입당하고, 출마선언 하면서,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습니다.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다시 제가 출발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 보면, 내가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잊은 채 지금까지 달려왔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저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많은 분들에 대해서 실망을 안겨드린 저는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자였습니다.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 왜 최재형이어야 하느냐.
국민들은 제가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랬습니다.
정직한 정치, 책임지는 정치.
정파적인 이익을 떠나 국민이 원하시는 길을 찾아가는 정치.
쇼가 아닌 진심으로 국민과 공감하며 국민의 힘이 되어주는 정치.
숨기고, 속이고, 자기들끼리 함정을 파고 모략하는 피곤한 저질 정치를 벗어나,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
저는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모여서 고생하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이 시간 저의 모습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 시간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홀로 서겠습니다. 그 동안 듣지 못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의 이 결단이 정권교체를 넘어, 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는 것에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실 캠프 실무진 분들도 환영입니다. 많은 빗방울이 모여서 시내가 되고 시냇물이 모여서 바다를 이룹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하나의 물방울이지만,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큰 물줄기를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저 최재형은 국민과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국민의 품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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