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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이 1.8m 상승하면 美 부동산 1조 달러가 날아간다

■물이 몰려온다

제프 구델 지음, 북트리거 펴냄





5세기 무렵 생겨난 이탈리아의 운하도시 베네치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이며 문화·예술적인 도시로 손꼽힌다. 16세기의 인문주의자 조반니 다 치펠리는 “베네치아는 신의 섭리에 의거하듯 물 위에 건립되고, 물로 에워싸였으며, 마치 방벽으로 보호되듯 물로 보호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건 옛말이다. 이제는 물이 베네치아를 위협한다. 상습 침수로 산마르코 광장은 수시로 물에 잠긴다. 해수면 상승에 맞서기 위해 건설한 방벽인 ‘실험적 전자기계 모듈(MOSE)’은 바다를 갈라 놓았다는 성경의 모세를 연상시키며 절박함을 가중시킨다.

해수면 상승이 인류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물이 몰려온다’는 직설적인 신간 제목으로 지구 온난화로 촉발된 해수면의 상승을 경고한다.



해수면 상승과 하강은 마치 지구가 호흡하는 것과도 같은, 오래도록 반복된 현상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인간이 지구를 달궈 그린란드와 남극의 거대한 빙상을 녹이는 방식으로 “자연의 리듬에 간섭하고 있다”는 것이 치명적 차이점이다. 해수면은 지난 세기에만 15㎝ 상승했고, 오늘날에는 지난 세기의 2배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7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해수면 상승 폭은 2100년까지 최소 30㎝에서 최대 2.5m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10년 이상 기후 관련 칼럼을 썼던 저자는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시를 강타한 직후 이스트강 범람으로 물에 잠긴 맨해튼의 저지대를 다녀온 후 더욱 위기감에 휩싸였다. 저자는 베네치아아와 뉴욕은 물론 매년 18m씩 해안선이 가라앉고 있는 알래스카의 원주민 마을, 해수 침투로 민물이 부족해 식수와 토양의 염류화를 겪고 있는 마셜제도, 상습 침수 때문에 20년 안에는 사실상 가동 불가능 상태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노퍽 미 해군기지 등을 방문, 분석해 이 책을 완성했다. 지구온난화를 자초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장 줄이더라도 이미 배출된 탄소가 향후 수천 년 동안 대기 중에 남아있기에 결코 낙관적일 수 없다. “부유한 도시와 국가는 해안 방벽을 쌓고 하수도 시설을 개선하고 재건할 여건이 충분한 반면, 가난한 도시와 국가는 그럴 여력이 없다. 해수면이 1.8m 상승할 경우 미국 내에서만 약 1조 달러 상당의 부동산이 물에 잠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1억4,500만 명이 현재의 해수면에서 90㎝ 이내 높이의 땅에 살고 있다. 물이 상승하면 이들 상당수가 실향민,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다.” 저자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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