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물가도 2%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물가안정을 정책 목표로 둔 한국은행은 앞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평가했다.
16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당 기간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농·축·수산물 가격, 유가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으나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간다는 전망이다.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3% 오르면서 지난해(0.5%) 대비 오름 폭이 확대된 상태다. 특히 지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간 상승률로는 2012년(2.2%) 이후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것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된 가운데 내구재,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10~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3.44%포인트)의 품목별 기여도를 분해하면 석유류(1.17%포인트), 개인서비스(0.92%포인트), 공업제품(0.43%포인트) 순으로 기여도가 크게 나타난다.
여기에 서비스물가는 집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외식 등 개인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예년 수준을 웃돌고 공공서비스물가 상승률도 플러스 전환되면서 오름폭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2.7%까지 확대됐고 전문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0% 수준이다.
향후 물가여건과 관련해서는 기타 원자재가격도 수급여건 개선으로 점차 안정되겠으나 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이 양호한 증가 흐름을 유지하면서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 상에서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했다. 상방 리스크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 병목 장기화, 소비 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을 꼽았다. 반면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등은 하방 리스크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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