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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人] '봇물 터진 해외 M&A...中企도 실리콘밸리 기업 인수 노린다'

법무법인 태평양 인터뷰

이베이코리아·투썸플레이스·佛RES 인수 자문 '성료'

"중소기업도 해외 인수 검토...내년까지 자문 대기"

9번째 해외 지사 확보…내년 싱가포르 오피스 개소

6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M&A 변호사들이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양은용 변호사, 김경석 외국변호사, 이준기, 강한, 안현철 변호사./성형주기자 2021.12.06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신세계그룹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13영업일 만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3조4,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거래를 속전 속결로 성사시킨 그룹의 추진력도 놀랍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였던 인수 실사를 압축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진행한 국내 자문사들의 실력도 돋보였다. 신세계그룹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이 거래를 성사시킨 주역 중 하나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태평양 본사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자문을 담당한 김경석 변호사를 비롯해 아웃바운드(국경간거래)에 강한, 양은용, 안현철 변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이베이코리아 M&A를 "유통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한국과 미국의 두 대기업이 사활을 걸고 진행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이어 "거래 주체가 한국과 미국의 상장 회사라 실사 과정에서 보안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양 사의 주가가 널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커 거래 종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링크레이터스 홍콩·서울 사무소와 화이트앤케이스 서울 사무소, 아놀드 앤 포터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며 10년간 M&A 관련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김 변호사와 강 변호사가 공동으로 이끄는 태평양 아웃바운드 팀은 올해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의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거래(약 1조 원)와 한국타이어그룹이 인수한 캐나다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약 2,000억 원) 등 다수의 대형 거래에서 활약했다.

6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M&A 변호사들이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강한 변호사, 김경석 외국변호사, 양은용, 안현철 변호사./성형주기자 2021.12.06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형 아웃바운드 거래가 늘어나면서 각국의 기업결합심사에 대응해야 하는 로펌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자국의 산업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기업 결합을 허용하지 않거나 조건부로 허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태평양이 자문에 참여한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태평양이 올해 매도자 측에서 자문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매각(10조3,000억 원)도 8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았다. 안 변호사는 "각 나라의 공정거래법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전략을 짜는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과거부터 쌓아온 풍부한 아웃바운드 거래 경험을 기반으로 시정 조치 없이 깔끔하게 승인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수준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것도 아웃바운드 거래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올 초 한화그룹이 1조 원 규모에 이르는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RES 인수를 검토할 당시만해도 국내 기업이 콧대 높은 유럽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글로벌 업체의 관심을 받았던 거래인데다, 매수자의 환경 규제 대응이 중요해 난이도가 높았다. 9년 전 한화그룹의 독일 큐셀 인수 자문을 담당한 태평양은 유럽지역 담당 및 에너지산업 전문 변호사를 투입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강도 높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조를 실천하는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KREDO홀딩스 인수 자문을 제공했다. 블랙록의 국내 해상풍력 부문 최초 투자 건이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축된 아웃바운드 생태계에서 빠른 시일 내 중견·중소기업들의 이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해외 인수합병 거래로 성공 경험이 쌓인 기업이 늘어나면서 규모와 관계없이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시도가 많다는 분석이다. 강 변호사는 "국내 중견 기업들도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에서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어 내년까지 관련 자문이 대기하고 있다"며 뜨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M&A 전담 외국 변호사들의 몸값이 높아진 것도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태평양은 내년 초 싱가포르로 영역을 확장한다. 태평양은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해외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자문을 총괄했던 양은용 변호사가 이번에는 싱가포르에서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양 변호사는 "중국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싱가포르가 최근 아시아 시장의 근거지로 새롭게 부상하면서 국내 금융사와 IT 기업 등이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해외 8개 지사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업들의 해외 거래를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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