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채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장기 외채 위주로 늘면서 외채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학개미 열풍에 순대외 금융자산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외국에 받아야할 채권에서 갚을 채무를 제외한 순대외 채권(대외 채권-대외 채무)은 4494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4억 달러 감소하며 2년 연속 줄었다. 대외 채권은 1조 779억 달러로 전년 말 대비 502억 달러 증가했는데 단기 대외 채권이 384억 달러, 장기 대외 채권이 118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대외 채무는 6285억 달러로 전년 말 대비 836억 달러나 증가했다. 단기 외채(69억 달러)보다는 장기 외채(767억 달러)를 중심으로 늘어났다. 단기 외채는 주로 무역 신용(71억 달러)이고 장기 외채는 일반 정부의 부채성 증권(234억 달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외채 증가는 외국인 원화 채권 투자, 국내 기관의 외화 채권 발행 등으로 장기 외채가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외채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총외채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은 26.4%로 1년 전보다 2.8%포인트 감소했다. 단기 외채 비중이 커지면 우리나라가 외국에 빠르게 갚아야 하는 빚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라 외환 건전성에 좋지 않은 징조로 해석된다. 전체 외환 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35.9%로 0.1%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순대외 금융자산은 1년 만에 1700억 달러 넘게 늘어나면서 637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도 늘었지만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크게 증가했고 미국 주가마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대외 금융자산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대외 금융자산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서 사들인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을 말하고 대외 금융 부채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의미한다.
순대외 금융자산은 2019년 5178억 달러까지 늘었다가 2020년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늘며 4661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외 금융자산이 2조 1610억 달러로 거주자의 증권 투자(1270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1982억 달러나 급증하자 6300억 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대외 금융 부채는 1조 5231억 달러로 비거주자의 증권 투자(162억 달러)가 늘면서 전년 말 대비 264억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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