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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은 대출중개, 쿠팡은 캐피털…금융 '빅블러' 거세진다

[IT·e커머스도 금융권 진출 러시]

더존비즈온 사업목적에 대출 추가

쿠팡은 '쿠팡파이낸셜' 상표등록

입점사 대상 캐피털 서비스 전망

동원그룹 이어 LX·SJM홀딩스 등

연이은 지주사 CVC 설립 가능성에

금감원 등 운영지원 협의체 발족도

자료 제공=픽사베이






정보기술(IT), 유통, 제조업 등 비(非)금융사들이 속속 금융권 진출에 나서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업에서 새 먹거리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금융업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캐피털, 중개 금융 등으로 몰렸다.

더존비즈온은 대출 중개, 쿠팡은 캐피털 진출 움직임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회계 프로그램 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더존비즈온은 공시를 통해 3월 30일 대출 및 보험 대리, 채권 매입, 신용카드 모집·중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2018~2020년 연평균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4%로 둔화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모델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해 6월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업 전용 디지털 금융 플랫폼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양 사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조인트벤처(JV) 출범을 목표로 실무 논의를 거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한 후 접점이 있는 사업들에 대해 유기적으로 함께해나가는 것을 도모하고 있다”며 “기업간거래(B2B) 사업자로서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쿠팡페이를 도입·운영해온 쿠팡도 현재 캐피털사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털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인 만큼 금융업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 회사는 2019년 ‘쿠팡 파이낸셜’ 상표 등록 출원을 마치기도 했다. 쿠팡이 캐피털 사업에 나설 경우 입점사 대상 대출 서비스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쿠팡의 한 관계자는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일반 지주사 CVC 설립도 킥오프


일반 지주사들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도 한창이다. 3월 3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감원은 동원그룹이 CVC인 동원기술투자 설립 및 등록을 마치고 벤처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일반 지주사가 CVC를 소유하게 된 것은 동원그룹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며 일반 지주 회사의 CVC 보유가 허용됐다.



‘일반 지주사 1호 CVC’를 놓친 타 지주사들도 금융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그룹이 올 초 신기술 사업 금융 전문 회사 GS벤처스를 설립하고 금융 당국 등록 절차를 밟고 있는 데 이어 LX홀딩스와 SJM홀딩스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시켰다. 효성도 CVC 설립을 검토 중이다.

LX홀딩스와 SJM홀딩스의 경우 아직 CVC 설립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정관 변경을 CVC 설립의 포석으로 보고 있다. 특히 LX홀딩스가 CVC를 출범시킨다면 구본준 회장의 장녀 구연제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구 회장에게 LX홀딩스 주식 650만 주를 증여받은 구 씨는 범LG가 벤처캐피털 LB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 생활을 한 후 현재 마젤란기술투자에서 투자 심사 업무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지주사들의 CVC 설립 행보가 잇따르면서 관련 부처들도 모니터링에 나섰다. 공정위와 금감원·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1일 지주사 등의 원활한 CVC 설립 및 운영 지원을 위한 ‘CVC 관계 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킥오프 회의를 마쳤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분기별 협의체 회의를 통해 CVC 관련 주요 동향 및 현안을 점검할 것”이라며 “업계의 원활한 CVC 설립을 위해 등록 심사 절차 효율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업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벤처 투자가 역대급이라고 해도 미국과 비교해봤을 때 아직 매우 적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주사들의 CVC가 들어오면 규모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며 “기업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바람 타고 막무가내 진출은 한계


금융과의 접점이 전혀 없던 회사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속옷 사업과 반도체 장비 사업을 각각 영위하는 유가증권 상장사 비비안과 미래산업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금융권 진출을 시사했다. 비비안은 소액 해외 송금업 및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중개업을, 미래산업은 전자상거래에 의한 금융업, 환전 및 외환 이체, 외환 매매 중개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다.

다만 금융권으로 진출해 성장을 모색하려는 이들 기업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5년째 적자를 시현 중인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는 2020년 신기술 사업 금융업에 진출했으나 해당 사업은 당해와 지난해 각각 9억 원, 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들이 이미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활발한 사업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고 브랜드 신뢰도도 중요하기 때문에 비금융사들의 진출에는 한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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