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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요구" K배터리 3사, EU에 공동대응…쟁점 살펴보니 [뒷북비즈]

EU 추진 배터리 법안에…"재활용 의무 과도"

재활용 의무 강화에…"새 배터리 재활용할 판"

EU, 자체 공급망 위해 K배터리 견제한단 해석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셀 3사가 유럽연합(EU)에 맞서 공동 대응에 나섰다. EU가 추진 중인 배터리 법안 중 재활용 의무 규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EU가 자국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한국 기업들을 견제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K배터리’ 기업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3사와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의 EU 공동연구센터(JRC)를 찾아 EU가 제정을 추진 중인 배터리 법안 초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JRC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산하 과학기술정책 자문기관이다. 3사가 이곳을 찾은 것은 JRC의 결정에 따라 법안 내용이 바뀔 수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공동으로 EU에 배터리 법안 관련 입장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손을 잡고 대응에 나선 것은 EU의 배터리 법안 초안이 배터리 원자재의 재활용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초안에서는 EU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2030년부터 원자재 재활용 의무 규정을 준수하도록 했다. 2030년 기준 재활용 비중은 코발트 12%, 리튬 4%, 니켈 4% 등이다. 2035년부터는 코발트 20%, 리튬 10%, 니켈 12%로 추가 상향된다.



이들 3사는 모두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해당 법안 통과 시 원자재 재활용 의무 규정 적용 대상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연산 70GWh)의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SK온과 삼성SDI는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 같은 초안 내용을 두고 “현재 전기차 보급 속도를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몇 년 안에 배터리 업체는 회수한 폐배터리 외에 새로 생산하는 배터리를 바로 재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활용 공정에 대비하기 위해 비용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유럽 배터리 공장이 정상 작동 불능 상태에 놓일 가능성마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견을 전달받은 JRC는 앞으로 매달 국내 배터리 3사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EU가 ‘K배터리’ 기업들을 견제할 목적으로 초안 내용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는 양산 규모에서 한국 3사에 한참 뒤처져 있지만 재활용 공정에서는 앞서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폐배터리에서 니켈·망간·코발트 100%를 재활용해 배터리셀을 만드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30년까지 전체 생산 배터리셀의 절반을 재활용 원료로 생산할 방침이다. 배터리 법안이 초안대로 통과되면 한국은 패널티를 받지만 노스볼트 입장에서는 시장 공략의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특히 유럽 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EU가 탄소 중립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해외 배터리 기업들을 견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배터리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EU의 배터리 법제화에 관계없이 재활용 시장은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폐배터리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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