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베트남의 응우옌쑤언푹 국가주석과 경영인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정재계에서는 양국이 이번 회동에서 스마트시티·자동차·원자력발전·희토류 등과 관련한 대대적인 투자 협력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재계와 문화계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 기업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된 푹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12월 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환영 만찬을 갖는다. 한국은 이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푹 주석은 총리 시절인 2019년 11월에도 한국을 찾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이 회장, 정 회장 등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 25일 공식 누리집을 통해 다음 달 5일 임시 휴관 계획을 알리면서 “국가 중요 행사가 있다”고만 설명했다.
푹 주석의 이번 방한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992년 4억 9000만 달러에 그쳤던 양국의 교역액은 지난해 806억 9000만 달러로 16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기업들의 대거 진출로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 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TV·가전 관련 현지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최대 매출 기업으로 올라섰다.
한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네 번째 교역국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은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 국가인 데다 2차전지·반도체·신재생에너지 산업 고도화에 필요한 광물이 풍부한 나라로 꼽힌다. 산업화에 따른 전력 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수출 가능성도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회동을 통해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주력 시장인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회동처도 양국 관계가 획기적으로 격상됐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서 올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이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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