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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손실 위기' 하이닉스 투자 50% 축소…올 최대실적 HMM도 희망퇴직

■내년 경영 시계 제로…기업들 '고강도 긴축'

삼성, 임원 줄이고 운영비도 절감

현대차, 투자액 3000억 하향 조정

中企 61% "내년 경영전략 긴축"

기업들 돈맥경화 대비 현금 확보


국내 기업들이 고강도 긴축에 돌입한 배경에는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경영 환경이 극심하게 어려운 만큼 미래 대비를 위한 투자보다 몸을 바짝 움츠려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업종 대부분에서 이런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축 경영이 전방위로 확산되면 경제위기 돌파 이후 재도약을 위한 동력이 사라지는 만큼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인력과 운영비 등을 줄이면서 위기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부적으로 준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최근 마무리한 인사를 통해 부사장과 상무 등 임원을 상당수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연령자 중심으로 임원 퇴직을 대폭 늘리고 대신 기술 전문성을 갖춘 3040 젊은 인재로 채웠다. 조직 쇄신과 긴축 경영을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부 부서별로는 각종 운영비 등을 줄이라는 지시가 전파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조 원대 적자 가능성이 제기된 SK하이닉스(000660)는 더욱 강도 높은 비상경영에 들어섰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위축으로 직격타를 맞은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액을 올해 대비 절반 이상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6월에는 충북 청주 공장의 증설 계획을 보류하는 등 연초 계획한 각종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적자에 직면한 LG디스플레이(034220)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 중단 일정을 앞당기기로 하는 등 재무 건전성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066570) 또한 글로벌 소비 여력 위축 속에 “불요불급한 투자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도 내년 설비투자를 당초 계획 대비 축소하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도 투자 계획을 조정하며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9조 2000억 원 규모로 계획한 올해 투자 계획을 8조 9000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신산업 관련 전략 투자 규모를 6000억 원에서 1조 4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지만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해 설비투자는 5조 원에서 3조 9000억 원으로 대폭 줄였다. 기아(000270)는 중국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단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철강 업계도 보수적인 경영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불황으로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익이 줄면 투자도 감소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투자의 전제로 삼고 있다. 최근 급격한 시장 위축 속에 이익이 감소하면서 투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HMM(011200)도 하반기 물동량 급감 등 위기가 감지되자 선제적인 긴축에 나섰다. 최근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희망자를 받기도 했다. 7일 마감한 희망퇴직에 50명가량의 직원들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 해 극심한 불황기를 겪은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대한유화(006650)가 3000억 원 규모의 스티렌모노머(SM) 생산 시설 신설 투자의 보류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는 등 긴축에 들어섰다. 한화솔루션(009830)은 1600억 원을 들여 추진하던 여수 산업단지 내 질산유도품(DNT) 생산 시설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금호석유(011780)화학도 NB라텍스 증설 사업의 완공 시기를 기존에 예정했던 2023년 12월 31일에서 4개월가량 늦췄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3600억 원 규모의 상압증류공정(CDU)·감압증류공정(VDU) 신설 투자 계획을 중단한 바 있다.

수축 경영 흐름은 중소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2022년 중소기업 경영 실태 및 2023년 경영계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내년 핵심 경영 전략을 ‘긴축’으로 정했다. 조사 대상 기업 410개 사 중 61.2%가 내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원가 절감 및 긴축’을 선택했고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34.9%)’ ‘신규 판로 확대(31.5%)’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성 악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시장 경색 등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1분기 5조 6194억 원이었던 현금 보유액을 3분기 7조 5677억 원으로 늘렸다. 3분기 기준 현대차(005380)의 현금, 현금성 자산 규모는 19조 585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3.1%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28.3% 늘어난 14조 8026억 원의 현금을 쌓았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정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자금 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정책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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