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독주를 이어 갔다. 루이비통코리아가 지난해 또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운 데 이어 디올은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루이비통은 한 해 동안 1조7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디올은 매출액 9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1조원 대열’ 합류를 목전에 뒀다. 현재 글로벌 명품 브랜드 중 한국에서 1조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내는 브랜드는 루이비통과 샤넬이 유일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1조69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1조4681억원) 대비 15% 늘었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77억원으로 3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800억원으로 69% 늘었다.
루이비통의 실적 상승세는 가격 인상과 무관치 않다. 루이비통은 지난 2021년 국내에서 5번 가격을 인상하며 그 해 1조4680억원의 매출로 명품 업체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루이비통은 가격을 2번 올렸고, 주얼리 부문 역시 가격 인상을 이어갔다.
국내에서 루이비통의 인기가 나날이 늘어나며 LVMH는 전사적으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 달 델핀 아르노 CEO와 함께 3년 5개월 만에 국내를 방한해 힘을 실었다. 아르노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을 만나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매장을 둘러봤다.
이어 루이비통은 오는 29일 국내 최초로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2023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개최하고, 5월에는 서울 청담동에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서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을 선보일 예정이다.
LVMH그룹의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디올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93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15억 원에서 3238억 원으로 5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5%에 달한다. 디올은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명품 브랜드 중 처음으로 매장을 내고, 이화여대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바 있다. 이에 20~30대 여성들의 선호도가 증가한 효과로 풀이된다.
디올의 가격 인상도 매출 상승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디올은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레이디 디올 미디엄백' 가격은 2021년 7월 650만 원에서 지난해 7월 810만 원으로 1년 새 25% 비싸졌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한국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로렉스의 매출은 29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8억 원에서 328억 원으로 14% 늘었다. "롤렉스 매장에서는 공기만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던 롤렉스가 생산 물량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명품 업체들이 매년 수익에 비해 사회 공헌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루이비통코리아의 기부금 금액은 0원이었다. 지난해 디올은 1620만원을 기부했고, 로렉스는 직전해(12억원) 대비 68% 줄어든 4억원에 그쳤다.
반면 본사로 송금하는 배당금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작년 배당금이 2252억원으로 직전해(1560억원)보다 44% 늘었다. 한국로렉스가 본사로 송금한 배당액은 350억 원으로 전년(250억원)대비 40% 증가했다. 다만 디올의 경우 지난해 배당액이 1647억 원으로 전년(2032억 원)대비 1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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