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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채 회장 구속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먹구름 [시그널]

거래소 질적 심사 요건 중 '경영 투명성' 발목

회사, '전문 경영인 체제 내부 통제 충분'

관련 자료 추가 심사로 절차 늦어질 듯

자회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은 11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벌금 22억 원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캡쳐




지난달 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며 올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기대 받은 에코프로(086520)머티리얼즈의 상장 가능성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동채 에코프로 그룹회장이 11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장에 핵심 요소인 경영 투명성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서 탈락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주가가 80만원대 고점을 찍고 하락세인 에코프로 주주들의 걱정도 덩달아 커지는 형국이다. 이 회장의 구속은 현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앞으로 이 회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한 경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상장 거래소가 인정하느냐에 달려있다.

사실 이 회장의 2심 유죄 판결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접적 법률 근거는 없다. 에코프로머티리얼스의 최대주주는 에코프로(52.78%)이고, 에코프로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18.84%)이다. ‘이 회장→에코프로→에코프로머티리얼스’로 이어지는 소유구조다. 소유구조는 엄격하게 보면 기업 경영자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의미하는 지배구조와 다른 개념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3월 에코프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에코프로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에코프로는 삼성SDI 출신 송호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이 회장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나 에코프로를 소유했지만, 지배구조도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만약 에코프로가 금융사였다면 이 회장의 구속은 치명적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12조 2항은 금융사의 대주주에 ‘최대주주인 법인의 중요한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삼성생명(032830)삼성증권(016360)이 발행 어음 사업을 인가받지 못한 것도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의 2대 주주인 이재용 회장(지분율 10.44%, 최대주주는 19.34%의 삼성물산)을 대주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그룹은 비금융사이기에 이동채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이 법률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장 예비 심사를 진행하는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적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상장규정 제 30조 2항에 따르면 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제도, 공시체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에 비추어 경영투명성이 인정될 것”을 질적 심사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호텔롯데, 2018년 SK매직이 모회사 이슈로 IPO 추진 과정에서 곤혹을 치른 적 있다.

주목할 점은 경영 투명성이라는 개념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모호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발간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 가이드북은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 “상장 신청인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영의 투명성 유지를 위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외이사 및 전문 경영인 선임 등을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사전에 이사회 운영규정 및 이해관계자 거래 관련 규정 등 실효성 있는 각종 규정을 갖추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형식적으로 독립적인 이사회를 꾸렸다고 하더라도 내실이 없으면 자격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병훈 대표는 이 회장과 수십년을 함께해 온 최측근”이라며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이 회장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이다. 두 증권사는 이 회장 구속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전문 경영인 체제 하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철저히 갖고 있다는 점 등을 담은 소명 자료를 거래소에 제출하며 예비 심사 절차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가 소명 자료 등을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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