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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대한민국 수출 구원투수, K배터리 산업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K배터리가 5년 내 한국 5대 수출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해 주목을 끌었다. 수출이 7개월 연속 마이너스이고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인 가운데 나온 한 줄기 빛과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수출은 반도체와 승용차·석유제품·석유화학·기계·선박·철강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 산업은 10대 수출 품목에도 들지 못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고 배터리 완제품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도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 수출이 지난해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로 15% 증가했으며 배터리 핵심 소재의 하나인 양극재 수출은 112억 달러로 무려 160%나 늘었다.

올해도 K배터리 산업의 수출 약진은 계속되고 있다. 1~4월 중 배터리와 4대 소재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43.8% 늘어나 93억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도 33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해 무역수지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제 K배터리가 반도체·자동차 등과 함께 대한민국 7대 수출 산업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미중 전략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민국 수출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K배터리 수출 약진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글로벌 통상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배터리 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 결과 올해 배터리 업계의 수주 잔액이 지난해보다 29% 증가해 1000조 원을 돌파하고 앞으로 세계 배터리 수요(중국 제외)의 절반 이상을 K배터리가 공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배터리·소재 부문의 수출이 지금보다 3배 정도 늘어나서 2027년에는 5대 수출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되려면 배터리 제품을 시장 수요에 맞춰 다변화하는 한편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배터리 소재 산업의 집중 육성이 중요하다. 최근 포스코퓨처엠·고려아연을 비롯한 소재와 핵심 광물 제련 기업의 국내 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들 기업에 대한 파격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들 기업이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소재를 수출 산업화하는 미래 주역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장비 산업의 수출 산업화도 중요하다. 배터리 장비의 90% 이상이 국산화된 것은 K배터리 경쟁력의 큰 힘이다. 최근의 배터리 해외 투자는 장비 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부장특별법 개정안’이 배터리 소부장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수출은 과거 완제품 수출에서 부품 소재 공급 국가로 고도화해왔다. 하지만 완제품과 부품의 수출을 늘리면 소재·장비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K배터리는 소재·부품·장비 모두를 수출 산업화하는 최초의 산업, 대한민국 수출 고도화의 대표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K배터리가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민국 경제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큰 역할을 해주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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