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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페이 제휴 끝…네이버·소프트뱅크 '혈맹' 흔들

QR 간편결제 4년 2개월만에 종료

인기 캐릭터도 블로그서 활용 못해

시너지 약한 분야 '각자도생' 택해

소프트뱅크, 초거대AI서 협력 절실

하이퍼클로바X 日진출은 긍정적


네이버와 일본 라인페이의 간편결제 서비스 제휴가 종료되면서 ‘혈맹 관계’로 비유되는 소프트뱅크와의 거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협력 파트너인 소프트뱅크와의 관계 약화가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일본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양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에 별다른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지난 1일부터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연동을 종료했다. 2019년 6월부터 일본에서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에서 QR코드를 활용하면 라인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었다. 국내 간편결제 중 최초의 ‘크로스보더' 서비스로, 별도의 환전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약 4년 2개월만에 제휴 관계가 끝났다.

네이버가 관계사인 라인페이와의 제휴를 끝내면서 소프트뱅크와의 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측은 2021년 지분을 절반씩 갖는 합작법인 ‘A홀딩스’를 출범하고, A홀딩스 산하의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공동 운영하는 협업 관계를 구축했지만 최근 들어 균열 징후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용되었던 IPX(구 라인프렌즈) 스티커의 판매가 종료됐다. 브라운과 코니, 샐리, 초코 등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캐릭터를 더 이상 블로그에서 활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양측은 "저작권 계약 종료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Z홀딩스는 지난 7월 오픈AI의 손을 잡았다. 거대언어모델(LLM) 'GPT-4'와 이미지 생성 AI '달리' 등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Z홀딩스 산하 라인과 야후재팬이 하이퍼클로바X 대신 GPT-4를 업무용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가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분야에서 ‘각자도생’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페이와 라인페이의 제휴 종료에는 간편결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이용자의 효용을 높이는 방안을 택했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가 새롭게 제휴하는 유니온페이·알리페이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는 라인페이에 비해 많기 때문에 이들과의 제휴가 낫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들 기업과 협업을 통한 중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으로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페이는 “이달 중 더 나은 해외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투자 손실로 사세가 위축된 소프트뱅크의 절박한 상황이 관계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2년 연속 거액의 적자를 냈다.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9701억 엔(약 9조 58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비전펀드가 투자한 IT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5조 3223억 엔(약 52조 6000억 원)의 투자 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와 협업을 통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일본 진출에 시선이 쏠린다. 당초 소프트뱅크와 함께 AI 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했던 네이버는 지난 4월 공시를 통해 “(소프트뱅크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언급된 사안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백지화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소프트뱅크와의 협력 관계가 과거에 비해 돈독하지 않지만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일본 진출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후재팬 등에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했을 때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미 야후재팬은 네이버의 AI 검색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AI 열풍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소프트뱅크가 초거대 AI 원천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만큼 네이버와의 기술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초거대 AI를 선보일만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소프트뱅크가 다양한 언어모델을 활용하는 '멀티엔진' 정책을 펼치고 있어 하이퍼클로바X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지난달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잘 된다면 Z홀딩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AI도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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