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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저성장 탈출법 다 알아…정치에 달렸다"

[한은 잠재성장률 재추정]

■ 한은 총재, IMF·WB 연차총회 간담

노동개혁 등 눈치보는 행태 비판

물가 내년말 목표수준 수렴 전망

美 금리인상 끝 보여…환율 우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 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마라케시공동취재단




“구조 개혁을 하면 잠재성장률은 2%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선택은 정치에 달려 있어요.”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한 한국 동행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방안이 있는데 정치권이 이해 당사자의 눈치를 보고 있음을 비판한 셈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에 머물고 있는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탓에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에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그것을 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 성장하는데 (한국이) 일본처럼 0%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견해”라고 짚었다. 이어 “노동시장과 학생들의 지식을 늘리는 등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여성 및 외국인 근로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 구조 개혁을 통해 장기적으로 2% 이상으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어떻게 하면 저성장을 탈출하는지는 다 안다. 다만 못하는 것은 사안마다 이해 당사자가 달라서”라며 “구조 개혁을 하면 2%대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 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마라케시공동취재단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큰 틀의 변화를 봐달라”고 주문했다. 고금리 기조의 통화정책과 대출 규제를 푼 정부 금융정책의 엇박자로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엇박자가 아니라 소프트랜딩이 목표”라며 “답답하다”고도 했다.

물가 전망 또한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전망의 베이스라인은 올해 말 3% 초반, 내년 말까지는 2%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국제금융협회(IIF) 대담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에 가까워졌다”며 “미국 통화정책이 예상대로면 원·달러 환율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물가와 통화정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서 세계 중립금리가 우리나라 중립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인구 고령화로 심각한 인구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중립금리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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