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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가팔라지는 인구절벽, 말로만 ‘국가소멸’ 걱정할 때 아니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이 계속되면 우리나라 총인구가 50년 후에는 1967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측됐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현재와 비슷한 0.7~0.8명 선에 머무를 경우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5167만 명에서 2072년 3017만 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1967년 인구(3013만 명)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합계출산율이 1.0명 선으로 반등한다는 긍정적인 가정을 하더라도 50년 후 인구는 3622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이 2026년에 합계출산율이 0.59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더 가팔라지는 인구 감소 속에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50년 뒤에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대 이후 연평균 50만 명 이상 감소해 2072년에는 1658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지난해 3674만 명의 45.1%에 불과하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려 저성장을 고착화하고 잠재성장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출산율 제고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 전후로 인구구조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인구 보너스’ 구간에서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인구 오너스’ 구간으로 이미 진입했다. 특히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205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평균 1.13%포인트씩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생산연령인구 급감과 ‘국가 소멸’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인구 재앙을 피하고 경제 추락을 막으려면 정부가 절박감을 갖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일자리·집값·사교육 등 복합적이다. 교육 개혁을 통한 경쟁 완화 및 사교육비 절감, 노동시장 이중 구조 해소, 주택 가격 안정,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등을 서둘러야 한다. 세제·예산·금융 지원을 총동원하는 이탈리아·일본·헝가리 등의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도 참고해 기존의 틀을 깨는 출산과 보육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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