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으로 사직했던 3~4년차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요청에 의해 복귀의 문을 한 번 더 열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각 수련병원들이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모집할 예정인데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현장에 복귀할 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의학회·대한수련병원협의회·대한병원협회 등 수련 현장의 건의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공의를 추가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추가모집은 수련병원별로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구체적인 지원 자격과 절차는 대한병원협회 홈페이지에 공지될 예정이다.
복지부가 올 하반기 정기 모집과 별개로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선 것은 전국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14일 정부에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했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고연차(과목에 따라 3년 차 또는 4년 차)가 내년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려면 늦어도 5월 31일에는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전형에 드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잡더라도 이번 주 중엔 공고가 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모집 합격자는 6월 1일부터 수련을 개시해 내년 5월 31일까지 수련을 받는다. 고연차일 경우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사직 중인 레지던트 중 3년차(2272명)와 4년차(1382명)는 총 3654명으로 전체 사직전공의의 30% 가량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6개 단체가 사직 전공의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을 열어달라고 건의했다"며 "의료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도 상당수 복귀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고심 끝에 수련 현장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전공의 모집은 통상 상하반기 각각 1회씩 진행돼왔다.
얼마나 많은 사직 전공의가 실제로 병원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대학의학회를 통해 정부에 전달된 전공의들의 자체 설문에서는 최소 200명 이상이 '즉시 복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 수련병원협의회 설문에서는 더 많은 전공의가 복귀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렵다. 이달 8∼12일 진행된 병원협의회 설문에는 사직 전공의 전체 숫자인 1만여 명보다 많은 1만 6000명 가량이 참여해 혼란을 키웠다. 투표 방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중복 참여한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 결과 참여자 수가 3분의 1로 줄었고, 그 중 과반이 '조건부 복귀'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500여 명이 '제대 후 복귀 보장, 5월 복귀 시 3개월(3∼5월) 수련 인정, 필수의료 패키지 재논의' 등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돌아가겠다고 응답했다. 이런 조건 없이 복귀하겠다는 전공의는 약 700∼800명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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